유엔 "미얀마 쿠데타 이후 54명 사망·1700명 구금…더 많을수도"

유엔 인권최고대표 "살인 멈춰야" 촉구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3일(현지시간) 연행된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 참가자 곁에 총을 멘 군인이 서 있다. AP통신은 이날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으며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33명의 시위대가 군경의 총격에 숨졌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군경 총격으로 최소 54명이 사망하고, 17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유엔이 4일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미얀마 군경 총격으로 희생된 이가 최소 54명이라면서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첼렛 대표는 사망자 54명 중 최소 30명이 전날 양곤과 만달레이, 사가잉, 매그웨이, 몬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고 이외 18명은 지난달 28일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쿠데타 이후 1700명 이상이 구금됐으며, 최근에는 언론인도 29명 이상 군경에 체포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첼렛 대표는 지난 3일 하루 동안에만 최소 700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쿠데타 이후 전국 537곳에서 시위가 발생해 실제로 억류된 인원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울러 많은 경우 억류된 사람들이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바첼렛 대표는 전했다.

그중 몇몇은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7일에서 2년 사이의 형에 처했다고 부연했다.

바첼렛 대표는 "보안군이 평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것은 매우 혐오스럽다"며 "또한 부상자를 도우려는 의료진과 구급차를 향한 공격에 질겁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최근의 유혈 참사와 관련, 미얀마 군부를 향해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탄압과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 당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아웅산 수치의 문민정부가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실권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