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여권 발행을 추진 중인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판 백신여권에 대해 직접 언급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신여권은 해외 여행을 하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거나 항체를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여권으로, 최근 유럽연합(EU) 등이 도입을 검토 중이다.
7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춘먀오(春苗)행동’이라고 불리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백신여권을 언급했다.
왕 외교부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각국이 잇달아 백신 접종을 가속화함에 따라 백신접종을 인정하는 ‘코드’가 상호 핵심 사안이 되고 있다”며 “중국 측도 백신접종 정보 등을 인정할 수 있는 국제적 통용 코드 인증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국제 여행 건강 증명서’로 불리는 이 백신 증명서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백신여권의 중국 버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왕 외교부장은 “중국 측은 국제적으로 상호 인정이 되는 ‘건강 코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미 구체적인 기술과 활용 방안 등을 구상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는 개인의 사생활을 완전히 보호한다는 전제 하에 출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다수 외신은 중국이 올해 양회에서 백신여권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 중국 외교부는 앞서 “건강하고, 안전하며 규제된 국경 이동의 새 질서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백신여권’이 타당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백신 여권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고위 당국자가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왕 외교부장의 발언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날 왕 외교부장은 백신여권과 더불어 중국의 ‘백신 외교’ 우월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50여 개국이 자국 내 백신 접종 대상에 중국인을 포함 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은 해외동포들이 국산이나 외국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하고 지원하며 적극 협조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했다.
왕 부장에 따르면 중국은 69개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을 무상 지원하고, 43개국에는 백신을 수출하고 있다. 또 10여 개국과 백신 개발·생산을 협력하면서 17개 중국 백신을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 과정에 100여 개국 10만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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