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위태로운 주가부양?..."매각 후 실적은 보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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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3-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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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지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약진하고 있지만, '매각 후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호실적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우건설은 내년 상반기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고자 단기 실적 부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당장 '남는 장사'에 매몰돼, '장기 투자'에는 소홀한 듯 보인다는 점이다.

8일 대우건설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3~4년간 재무제표상 수치가 크게 개선됐고, 향후 1~2년간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같은 호실적은 단기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만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내년 상반기 대우건설을 매각할 예정이다. 매입 당시 투입한 3조원가량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매각 전 주가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조3000억여원이다.

심상철 민주노총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산하 대우건설 지부 위원장은 "내후년까지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주택시장 호황 덕이기도 하고, 단기적 실적개선을 위해 '남는 수주'만 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주택에 치우친 구조라면 주택경기가 좋지 않을 때 전반적 경영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신규수주 13조9130억원을 기록, 지난 2013년래 최고치를 달성했으나 신규 수주 가운데 주택건축 비중이 유독 높다. 부문별 수주액은 △토목 3조6311억원 △주택건축 7조3216억원 △플랜트 2조5881억원 △연결종속 3718억원 등이다.

플랜트는 수주 비중이 가장 낮아 투자가 절실한 분야지만, 정작 플랜트사업본부 인력은 감소세다. 지난해 3월 31일 기준 플랜트 직원 수는 1161명이었지만, 9월 30일 기준 1101명으로 60명 줄었다.
 

[사진=대우건설]


최근의 영업이익 증대가 인건비 감축에 빚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출액이 줄어드는 와중에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견인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얘기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 총이익에서 다시 일반 관리비와 판매비를 뺀 이익을 뜻한다.

대우건설의 2020년 매출액은 8조1367억원으로 2019년(8조6519억원) 대비 6.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2019년(3641억원)보다 53.3% 늘었다.

심상철 위원장은 "과거에는 연간 2%씩, 물가상승률만큼은 고정적인 임금 상승이 있었으나, 호봉제가 사라지고 페이밴드 제도가 도입되면서 고정 인상률이 사라졌다"며 "별도로 합의하는 임금인상은 지난 5년간 동결이며 페이밴드 또한 6년째 동결상태"라고 했다.

자산을 팔아 부채비율을 낮출 만큼 내부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 위원장은 "회사는 그 해 장부상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영등포구청역 앞 생활관을 매각했다. 개발 가치가 뛰어난 입지여서 자체 개발로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다"며 "회사의 미래가치를 팔아 당장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부채비율 247.75%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42%포인트가량 줄어든 수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11조2000억원, 내후년 13조1000억원, 2023년 14조4000억원 등 점진적으로 신규 수주액을 늘려갈 계획이다. 매출액 역시 올해 9조8000억원에서 2023년 13억6000만원까지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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