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리스크 ‘악화일로’...韓상사기업 피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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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3-10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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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 제재 확대 땐 국내기업 자산 및 사업권 사정권 들수도

  • 포스코인터, 정부 소유 부지 내 '롯데호텔 양곤' 투자 타격 가능성도

지난달 1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정세가 불안정한 미얀마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상사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경우, 이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해온 국내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시가 행진하는 미얀마 반군부 시위대 (만달레이 AP=연합뉴스) 미얀마의 지방도시 만달레이에서 6일 반군부 시위대가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지의 불안정한 상황 변화에 가장 민감한 기업은 미얀마에서 가스전 사업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거둔 4745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중 35.6%(3056억원)가 미얀마 사업에서 나왔을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에너지 사업인 가스전의 경우, 미얀마 쿠데타로 인해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 투자한 호텔 사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호텔 양곤’은 미얀마가 2006년 양곤에서 네피도로 수도를 옮기는 과정에서 추진된 프로젝트 중 하나의 결과물이라, 미 정부의 제재가 있을 경우 사업 향배가 불안정하다. 

2017년 공식 개장한 롯데호텔 양곤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13년 사업에 착수하면서 향후 70년간 미얀마 정부에 부지 임대료를 내고 사업권을 따낸 방식을 취했다. 계약 종료 후에는 정부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이 담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롯데호텔 양곤 지분의 63.75%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군소 투자사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호텔 운영을 맡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텔롯데도 SPC(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지분을 21.25%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부지가 미얀마 정부 소유인 탓에 국제사회가 미얀마를 상대로 경제적 제재를 확대할 경우, 사정권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바이든 정부는 미얀마 쿠데타 이후 군부 지도자들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지난 4일에는 미얀마 국방부·내무부·미얀마경제기업·미얀마경제지주회사(MEHL) 등 4곳에 대해 무역제재 조치도 가했다.

현재까지 제재들은 군부와 연결된 기업이 직접 대상이지만, 향후 정세가 악화될 경우, 미국은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5일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부활하거나 추가로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황의 급반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얀마 사태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의 미얀마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미국의 기대보다 미온적인 탓에 세컨더리 보이콧이 시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토지임대 계약 당시 합법적인 절차를 준수해 계약을 체결했다”며 “국방부를 포함한 미얀마 정부 부처의 수익은 중앙정부 예산프로그램에 따라 국가 재정으로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얀마 현지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종합상사도 미얀마 현지 공장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정세 변화를 살피고 있다. 하지만 현지  주재원이 없는 터라 ‘물건을 주고 돈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다. 수출 거래는 대부분 보험에 가입돼 있어, 현지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들 외에도 미얀마 현지에 주재원이 1명씩 파견된 현대상사와 LG상사는 수시로 주재원과 소통하면서 정세 변화를 살피고 있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미얀마 현지 주재원들은 100% 재택 근무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으며, 향후 사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롯데호텔 양곤' 전경 [사진=롯데호텔 양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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