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이 해리 왕자 부부의 아들 아치를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버킹엄궁은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발표한 성명에서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한 문제들, 특히 인종과 관련한 문제는 매우 염려스럽다”면서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왕실은 “회상이 다를 수 있다(recollections may vary). 가족들이 사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 부부와 왕실 간의 기억이 다를 수 있고, 해당 사안이 어디까지나 왕실 가족 간 사적인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비공개’로 이번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BBC는 버킹엄궁의 성명에 대해 전 세계 언론에서 쏟아진 ‘위기 속 왕실(Royals in crisis)’이라는 부정 여론을 잠재우는 것에 목적을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라 캠벨(Sarah Campbell) BBC 왕실 특파원은 “(버킹엄궁은 성명에서) 유화적인 어조로 서섹스(Sussexes, 해리 왕자의 작위) 가문을 가족 구성원으로 언급했다”며 왕실이 해리 왕자 부부에게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회상은 다를 수 있겠지만’이라는 문구에선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한편 해리 왕자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이날 외부 공개활동 중 해리 왕자 부부 인터뷰에 관한 질문에 ‘침묵’으로 대응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등은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이날 부인 카밀라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백신 클리닉의 운영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런던 북부의 한 교회를 방문했다.
찰스 왕세자는 교회에서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농담을 건네고, 모든 관계자에게 웃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관해서 묻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스카이뉴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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