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구조계획] ②1조9000억 부양책에 '민주당 운명' 걸었다...'트럼프표 엉터리'보다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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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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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표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1조9000억 달러' 라는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규모를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오는 10일 미국 하원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최종 표결을 앞두고 미국 민주당을 "당의 미래를 걸고 도박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야당인 공화당의 찬성표 하나 없이 2조 달러에 가까운 정부 재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공화당에는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칫하면 '역사적인 역풍'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폴리티코는 다른 한편으론 민주당이 이번 경기부양안을 2022년 미국 의회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과 경쟁할 '브랜드'로 내세울 수도 있다면서 민주당 측에서 이를 오히려 더 큰 규모와 영구적인 지원 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사진=AFP·연합뉴스]


실제, 민주당 소속 존 야무스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부양법안에 대해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법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얻은 기적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구조 계획'(America Rescue Plan)으로 명명한 이번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법안 이후에는 이보다 더욱 큰 규모인 3조 달러 수준의 인프라 재구축 법안인 '더 나은 재건 계획'(Build Back Better Plan) 추진한다는 예고를 암시한 것이다.

아울러 같은날 민주당 소속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은 부양법안에 포함한 내역 중 하나인 '아동 세금 공제' 정책을 향후 대폭 확대할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백악관 측도 현 행정부의 계획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경기 부양 계획과는 차별화한다는 점을 내세워 대규모 재정 지출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틀 연속 방송에 출연해 미국 구조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우려를 잠재우려 시도했다.

이날 CNBC에 출연한 옐런 장관은 "이번 지출 계획은 단순히 지금 일어난 불을 끄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나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눈앞의 혼란을 없애고 미래를 위해 목표를 높여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양책 자금을 가능한 한 빨리 주·지역정부로 전달할 것이며, 연말 즈음이면 작년보다 훨씬 더 2019년을 닮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미국의 경제는 완전 고용 목표를 거의 달성한 '호황기'로 분류된다.

옐런 장관은 전날 MSNBC에 출연해 부양책의 규모에 따른 경제적 우려를 잠재우고 해명했다.

그는 부양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인플레이션 상황은 높다기보다는 지나치게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는 대처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극심해진 경제적 불평등 상황인 'K자형 회복'(고소득층은 빠르게 경제 피해를 회복하는 반면, 저소득·빈곤층과 유색인종 등 계층의 경제 회복세가 더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큰 규모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구제 계획이 저소득층과 소상공인에게 더 큰 혜택을 준다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비영리기관 어반브루킹스 세금정책센터는 경기부양책의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연방정부의 세금이 평균 3000달러 낮아지면서 순소득은 3.8% 증대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아동 세금 공제 정책의 영향으로 평균 6000달러 이상의 세금을 감면받고, 소득하위 20% 빈곤층은 평균 20%의 소득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하워드 글렉먼 어반브루킹스 세금정책센터 연구원은 "연간 소득 9만1000달러 이하의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혜택은 거의 70%에 달한다"면서 "이는 트럼프 전임 행정부 당시인 2017년 공화당이 시행한 법안 감세 내역의 절반가량이 '상위 소득 5%의 부유층'에 집중했던 것과는 극명한 차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로 인해 많은 돈이 도움을 받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하며 전임 정권의 비효율적 중소기업 지원책을 비판하는 발언도 내놨다.

PPP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정책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직후 이를 대폭 수정해 지난달 24일부터 재신청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PPP를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허용하는 등 지원·증명 조건을 대폭 완화해 소기업들이 대출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부양책은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금으로 590억 달러를 배정했으며, 이 중 PPP와 봉쇄령으로 영업을 중단했던 요식업종에 대한 피해 보상금에 각각 72억5000만 달러와 250억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 △4100억 달러는 미국인 1인당 1400달러의 현금 지원금으로 쓰이며 △지역정부 지원금으로 3600억 달러 △백신 공급과 감염검사 등 코로나19 방역 지원금으로 1230억 달러 △특별 실업수당 지급 연장(주당 300달러씩 9월까지)에는 2460억 달러 △학교 등교 지원금(환기 시스템 개선·방역 등)에는 1760억 달러 △세금 환급·감면을 위해 1430억 달러 등이 배정해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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