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채 금리에 따라 나스닥 시장이 널뛰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한시적 완화 조치 종료가 채권 시장 불안세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국채 금리 급등세의 원인으로 "국채를 살 사람(수요)이 없는데, 팔 사람(공급)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올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4조 달러 수준의 미국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국채 금리 급등세의 원인으로 "국채를 살 사람(수요)이 없는데, 팔 사람(공급)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올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4조 달러 수준의 미국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규모 재정부양책으로 국채 공급이 급증한 것인데, 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일부를 감당해왔던 은행권이 오히려 공급을 토해낼 수 있는 상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연준이 미국 장기 국채 시장 수요를 늘리기 위해 은행권의 SLR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던 기한이 이달 21일 종료하기 때문이다. SIFM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미국 은행권은 24조 달러 규모의 전체 국채 발행량 중 1조3300억 달러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규모는 현 시점에서 2조 달러까지도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의 SLR 완화 조치가 종료될 경우, 은행권은 자체 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3500억~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내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SLR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대형은행의 위기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자본 규제 조치다. 전체 자산의 일정 비율을 언제나 자기자본으로 추가 보유하도록 제한한 것인데, 총 연결자산이 25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은행은 3%,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인 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BofA)·골드만삭스·씨티그룹·웰스파고·모건스탠리 등은 5% 이상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규정했다.
지난해 연준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를 푸는 동시에 시장 유동성(시중 대출)을 확대하려 은행권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에 은행은 총 자산이 늘게 됐다. 덩달아 필수 보유 자기자본의 규모도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대출 확대로 보유 현금도 축소됐기에, SLR 기준에 맞출 자본금 확충이 어려워진 것이다.
따라서 연준은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총 자산에서 국채 보유량과 지급준비금을 제외하도록 규제를 완화해 은행권의 자기자본금 확충 부담감을 덜어주면서 국채 수요를 감당하고 시중 대출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현 시점에서 미국 대형 은행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현실화하지 않은 만큼 SLR 면제 조치를 1년 더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과 정치권은 이에 소극적인 모양새다.
오는 21일 해당 조치가 종료하게 되면, 은행들은 어려운 선택지를 맞닥뜨리게 된다. 미국 국채를 청산하지 않을 경우, 자본금을 추가로 확충하거나 예금을 받지 않아야 하는데, 이는 은행의 주가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SLR 규제 재개가 우려보다 큰 여파를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WSJ는 SLR 규제 연장이 현재 국채 금리 급등세 안정에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미미한 영향(only marginally beneficial)'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채 수요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대 국채 매입자인 일본 기관이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종료를 앞두고 매수를 줄인 데다, 연준이 코로나19 사태로 시행했던 유동성 확대 정책을 종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SLR 면제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경우, 오는 16~17일 열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등의 추가 조치를 낼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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