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는데...삼성 이재용에겐 ‘다시 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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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3-1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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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합병·회계 부정의혹 재판, 오늘 재개

  • 상속세 부담·삼성전자 향후 투자 계획 불투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옥중 경영 시계가 이달 들어 한층 더 느리게 흘러갈 전망이다.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재판’이 재개되기 때문이다. 첫 준비기일이 열린 지 5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재판을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앞날은 또다시 안갯속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는 11일 오후 2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최소 비용으로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하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불법 행위가 벌어졌다고 보고, 지난해 9월 이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그룹 임직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11일 이 부회장이 법정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 변호인단은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재판이 재개됨에 따라, 이 부회장은 당분간 옥중에서 또다시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추가로 실형 선고를 받을지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나, 만약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이뿐만 아니라 4월 말까지 내야 할 상속세를 두고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작년 10월 별세한 이후 상속인들이 내야 할 주식 상속세는 11조366억원에 달한다. 올해 약 2조원을 내고 나머지 금액은 5년간 나눠서 납부(연부연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옥중에서 현금 마련이 쉽지 않은 터라, 이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납부할지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문제는 더욱 불투명해진 경영 계획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가 올해 31조원에 달하는 투자 집행계획을 공식화한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계획을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3년 내 유의미한 인수·합병(M&A)에 재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2019년 4월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직접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133조원의 투자 계획을 공언했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불과 2년여 만에 글로벌 투자는커녕 자신의 앞날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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