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대인 60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IPO 역사를 새로 썼다. 적정한 공모가 산정과 높은 의무보유 비율을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올해 도입된 균등배정 방식으로 소액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대표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청약에는 약 63조600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를 뛰어넘은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이다. 각 증권사별 통합 경쟁률은 약 335.4대1로 나타났다. 2일차 청약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인 오전 11시에는 경쟁률이 168.04대1로 전날의 2배를 넘어섰다.
역대 IPO 일반 공모 청약 증거금 규모는 △카카오게임즈 58조5543억원 △빅히트엔터테인먼트 58조4237억원 △SK바이오팜 30조9889억원 △제일모직 30조649억원 △삼성생명 19조8444억원 △삼성SDS 15조5520억원 △명신산업 14조365억원 등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 시행된 균등배분제로 소액 투자자들이 대거 청약에 참여하며 흥행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청약의 경우 균등 배정을 노리고 최소 수량을 다수 증권사에 나눠 신청한 투자전략이 각광받으며 중복 청약은 물론 친·인척 명의를 동원해 투자에 나선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일차 청약에서 청약 건수가 약 126만건으로 종전 1위였던 카카오게임즈(42만건)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당분간 주가 흐름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의 SK바이오사이언스 의무보유 비율도 수량 기준 약 59.92%로, 빅히트(43.75%), 카카오게임즈(58.59%)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경쟁률이 치솟으며 한 주도 받지 못하는 투자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공모 물량의 25%가량을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했다. 이 중 50%는 올해부터 도입된 균등배분 제도에 따라 최소 단위인 10주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들에게 고르게 배정된다. 다만 청약 건수가 배정 물량을 초과할 경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주식을 배분한다. 따라서 일부 증권사에서는 한 주도 못 받는 투자자들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