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쿼드(Quad)' 참여에 이어 사드 (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외 새 요격 체계 배치를 시사했다. 우리나라가 미·중 사이에서 다시 한번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14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10일(현지시간) "미사일방어청(MDA)이 3가지 특정한 역량(specific capabilities)을 배치 중이며 하나는 이미 여기(한국)에 있고, 다른 2개는 올해 배치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對中) 미사일망 구축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기존 해·공군이 아닌 지상 발사 미사일 중심으로 변경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언급한 올해 우리나라에 반입할 예정인 새 요격 체계와 맞물리는 대목이다.
국방부는 12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전날 발언에 대해 여러 확대해석이 나오자 "한미 국방당국은 한반도 내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자산의 배치를 협의한 바 없다"며 "주한미군사로부터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은 한반도에 새로운 장비 또는 부대의 추가배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터스 리 주한미군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에 대해 "새 장비 도입이나 부대 배치 의미는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필립 데이비드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이 6년 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며 오는 5월 알래스카에서 이에 대비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준비 중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중국이 21세기의 가장 큰 지정학 숙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블링컨 국무장관과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 서욱 국방부 장관과 '쿼드 플러스(Quad Plus)'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 쿼드 상대국과 첫 화상 정상회의를 연 직후 방한(訪韓)하기 때문이다.
쿼드 플러스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거론한 대(對)중국 봉쇄전략인 '쿼드' 확장형이다. 미국·일본·인도·호주에 한국과 대만 등을 포함한 연합체를 말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중국은 우리 정부가 공언한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3불(不) 약속 등을 내세워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 순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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