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미얀마] 군정, 中 공장 화재 빌미로 '피의 일요일'…3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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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3-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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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최소 39명 사망…쿠데타 선언 이후 최다

  • 누적 사망자 최소 126명…무차별 총격 계속돼

  • 中대사관 "흘라잉타야 공장, 방화범 공격받아"

  • 軍 "시위대 2000명, 소방차 접근 막아 진압해"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라잉타야 지역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자신들이 손수 만든 방패 뒤에 몸을 숨긴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하루 미얀마에서 시위 참가자 중 최소 38명이 군경의 발포로 사망한 가운데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는 계엄령을 선포됐다.[사진=AFP·연합뉴스]



미얀마 쿠데타를 향한 국제사회의 규탄 목소리가 한층 커졌음에도 시민들을 향한 미얀마 군정의 무차별적 총격은 계속되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쿠데타 항의 시위 참여자 중 최소 39명이 사망해 ‘피의 일요일’을 재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초 쿠데타 항의 시위가 시작된 이후 누적 사망자 수는 100명을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발표를 인용해 이날 군경의 총격으로 시위 참가자 최소 38명이 사망했고, 누적 사망자 수가 최소 126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쿠데타 이후 일일 최다였던 지난 3일의 사망자 기록 38명을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발생했던 ‘피의 일요일’이 재현된 셈이다.

로이터통신 “미얀마 군경은 이날 양곤 교외에 있는 중국 자본의 공장에 불이 난 것을 빌미로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22명이 사망했다”면서 미얀마가 쿠데타 선언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곤 이외 지역에서도 시위대 16명이 목숨을 잃었고, 경찰관 1명도 사망했다고 부연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양곤 곳곳에 군경의 진압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고,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치며 시위에 나섰다. 군경은 이런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탄과 실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은 이날 흘라잉타야에 있는 의류 공장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방화범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해 (공장에서 근무 중인) 많은 중국인이 다쳤다고 밝히면서 미얀마 군부에 중국 재산과 시민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14일 미얀마의 지방도시 만달레이의 시위 현장에서 진압군의 총에 맞아 숨진 시민 흐타이 윈(65)의 가족들이 시신 옆에서 오열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권력을 장학한 (미얀마) 군사 정권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지 언론을 인용해 “(흘라잉타야) 산업 지역에서 연기가 솟아오르자 군경은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부연했다.

미얀마군이 운영하는 MyawaddayTV는 군경의 시위대 총격 진압 배경에 대해 “(흘라잉타야에서) 4개의 의류 공장과 비료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2000명의 시위대가 소방차의 접근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사진기자는 “끔찍했다. 사람들이 내 눈앞에서 총에 맞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미얀마 국영언론은 미얀마 군부가 이날 오후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쉐삐타 등 두 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의 무차별적 총격에 크리스티네 슈라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지역 내 행위자들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 그리고 그들의 민주적 열망과 연대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의료진까지 겨냥한 지속적인 잔혹 행위와 공공시설 파괴는 평화와 안전에 대한 전망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얀마 민간정치인들은 전날 대안정부 수립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구했다. 대안정부의 부통령 직무대행인 만 윈 카잉 탄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된 공개연설에서 군정권을 타도하는 ‘혁명’을 수행하겠다며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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