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MB국정원' 문건 공개..."'4대강 반대' 민간인 불법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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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3-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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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찰 관여 의혹' 부인한 박형준 후보 17일 고발 예정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정원 4대강 사업반대 민간인 사찰 규탄' 기자회견에서 곽노현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 대표(왼쪽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국내 시민단체들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한 시민사회계·종교계·학계·언론계 등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4대강국민소송단·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 등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국가권력이 총동원돼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체들은 환경단체·농민단체·종교계·학계·법조계·언론계 인사들의 현황과 취약성, 우호단체를 활용한 대응 방안 등이 담긴 국정원 문건 8종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문건들은 시민단체들이 국정원에 4대강 반대 민간인 사찰 관련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해 받은 것이다.

해당 문건들은 2008∼2010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국가위기상황팀장 요청으로 작성된 국정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 활동 동향 및 고려사항'이라는 문건에는 4대강 반대 주요 단체의 현황과 활동이 정리돼 있었다. 문건에는 "(단체들의) 공세 조기 차단책 마련이 긴요하다"며 "좌파 종교·환경단체들의 이념적 편향성과 특정 정파 지원활동 등을 은밀히 공개해 비판 여론 조성을 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또한, 민정수석에게 보내는 '주요 환경단체 관련 자료' 문건에는 단체 핵심 인물의 신원 자료와 단체와 인물의 '비리 자료'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4대강 사업 찬·반 단체 현황 및 관리 방안', '4대강 사업 주요 반대인물 관리방안' 등 문건에는 "청와대 홍보기획관(박형준 현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요청사항"이라는 표기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4대강 반대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 의혹을 부인해 온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오는 17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대강 국민소송에 참여한 김영희 변호사는 "박 후보는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 재직 당시 3차례 국정원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여러 차례 방송에서 자신은 관여한 적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은 시민단체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과 함께 국정원에 민간인 사찰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문건은 국정원법에 따라 상당수 내용이 삭제된 상태로 공개됐다. 개인의 이름 등 일부 구절을 가린 경우도 있었지만 10쪽 분량의 '국가정체성 확립 관련 유관부서 회의 자료'(2010년 3월 4일) 문건은 전체 내용이 백지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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