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에 구타까지" 미얀마 내 反中 감정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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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3-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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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데타 두둔하는 中, 현지 민심 악화

  • 쇠파이프 들고 난입, 공장 등 불질러

  • 中, 처벌 촉구 "양국 우호 파괴될 것"

지난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로 부상을 입은 중국인이 병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


중국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자 현지에서 반중 감정이 폭발하고 있다.

중국 기업에 불을 지르고 중국인을 구타하는 등 폭력 사태까지 벌어질 정도다.

15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20여개 공장이 불에 타고 훼손됐는데, 이 가운데 상당 수가 중국 기업이거나 중국과 미얀마가 합작 설립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CCTV는 오토바이를 탄 정체 불명의 사람들이 쇠파이프와 도끼, 휘발유 등을 소지한 채 공장에 난입해 시설물을 부수고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공장과 창고, 기숙사, 차량 등이 불에 타고 공장에 머물던 중국인 직원도 부상을 입었다.

불을 지른 이들이 공장 앞 길가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는 바람에 화재 진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폭력 사태는 쿠데타 세력을 두둔하는 중국의 태도에 분노한 미얀마 시민들이 저지른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세계가 미얀마에서 발생한 쿠데타를 규탄하고 각종 제재에 나선 것과 달리, 중국은 "미얀마의 내정"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를 끌어안기 위해 쿠데타를 두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쿠데타 발생 직전인 지난 1월 군부를 이끄는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 탓에 중국이 쿠데타를 배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화 사건이 벌어진 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적절한 조치와 함께 폭력 행위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또 법에 따라 관련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대사관 측은 "미얀마 민중이 합법적으로 주장을 펼칠 것을 호소한다"며 "선동에 이용되면 중국과 미얀마의 우호 협력이 파괴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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