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압박에 배당성향을 낮춘 보험사들이 임원들의 보수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보험사의 경우 성과급을 전년 대비 80%까지 늘려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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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임원 보수를 공시한 보험사들의 작년 CEO 연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작년 보수로 20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 대비 36.5% 증가한 액수다.
최 사장의 경우 기본급은 7억5400만원으로 전년(7억28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성과급이 12억4900만원으로 같은 기간(6억9100만원) 대비 80.8%(5억5800만원) 급증했다.
삼성화재 임원들의 보수도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6명의 임원에게 총 60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8억7800만원이다. 이는 전년 총 보수액 30억3000만원(6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삼성생명도 임원의 보수를 크게 늘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7명의 임원에게 총 103억92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는 전년 7명의 임원에게 39억400만원을 지급한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늘어난 액수다. 지난해 3월 대표로 선임된 전영묵 사장은 11억5000만원을 받았다. 전 사장은 기본급으로 5억4600만원, 성과급으로 5억4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사진=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의 작년 보수도 늘었다. 여 사장의 총 보수는 8억원으로 전년(7억8300만원) 대비 1700만원 증가했다. 여 사장의 경우 성과급이 5600만원으로 전년(1억4000만원) 대비 60% 급감했지만 기본급이 16.2%(1억300만원) 급증하면서 해당 분을 상쇄했다.
한화손보의 경우 박윤식 전 대표와 이강만 부사장이 전년 대비 많은 보수를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한화손보로부터 10억25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6억6100만원) 대비 3억6400만원(55%) 많은 금액이다. 이강만 전 부사장 역시 19억9000만원을 받아 전년(6억8800만원)보다 2배 이상의 금액을 받았다.
앞서 박 전 대표의 경우 2019년 한화손보가 적자를 기록한 것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3월 퇴임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한화생명은 배당성향을 전년(22%)보다 무려 12.7% 포인트 내린 9.3%로 정했다. 올해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던 한화손보는 배당을 취소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비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 등을 이유로 배당 자제를 권고하자, 보험사들은 배당성향을 낮추는 대신 임원들의 급여를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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