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원격근무가 확산함에 따라 기업들이 정보보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정보보호 예산을 편성하고 보안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비중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기업과 개인의 정보보호 인식, 침해사고 예방과 대응 활동 현황을 파악한 '2020년 정보보호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 조사는 네트워크를 보유한 종사자수 1인 이상 사업체 9000개와 만12~69세 인터넷이용자 4500명 대상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조사결과를 KISIA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 정보보호 예산을 수립하고, 정보보호 제품과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는 등 침해사고 예방‧대응 활동을 강화했다.
작은 비중(IT예산 대비 1% 미만)이라도 '정보보호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61.8%로, 전년대비 29.5%p 늘었다. 2018년 36.2%에서 2019년 32.3%로 감소했던 추세가 코로나19를 겪은 지난해 뒤집힌 것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전년대비 정보보호 예산 수립률의 증가폭이 컸다. 주요 예산지출 분야는 '정보보호 시스템 유지보수(72.3%)', '정보보호 제품 구입(67.6%)', '정보보호 서비스 구입’(33.3%)', '정보보호 인력 인건비(13.4%)', 'ISMS등 인증 취득(1.8%)' 순이었다.
많은 기업이 침해사고 예방‧대응을 위해 정보보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정보보호 서비스 이용률(69.5%)은 전년대비 27%p 증가해 변화가 두드러졌다. 기업이 이용 중인 정보보호 제품 가운데 '정보보안' 영역에선 네트워크보안, 시스템(단말) 보안 제품 비중이 컸고, '물리보안' 영역에선 CCTV, 생체인식 등의 인증보안 제품 비중이 컸다. 정보보호 서비스 가운데 인증(서), 유지관리, 교육훈련, 보안관제, 보안컨설팅 순으로 이용률이 높았다.
기업과 개인들의 침해사고 경험률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기업 침해사고 경험률은 전년대비 0.8%p 감소한 2.0%였다. 기업이 경험한 침해사고 유형 가운데 '랜섬웨어'와 '악성코드' 비중이 컸다. '경미한 피해 경험' 비중이 전년대비 18.1%p 증가한 64.6%, '심각한 피해 경험'이 19.1%p 감소한 21.6%, '매우 심각한 피해 경험'이 1.9%p 증가한 16.5%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침해사고 경험 후 대응계획 수립(15.8%), 긴급연락체계 구축(14.7%), 외부 전문기관 위탁(6.0%), 침해사고대응팀(CERT) 운영(5.6%) 등으로 대응했다고 답했다.
개인 침해사고 경험률은 전년대비 0.9%p 감소한 3.3%였다. 유형별 침해사고 경험률은 '악성코드(1.9%)',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1.2%)', '파밍 또는 피싱(0.8%)', '랜섬웨어(0.3%)', '신용‧직불카드 불법결제(0.2%)' 순으로 높았다. 침해사고를 경험한 개인은 '사용 중인 비밀번호 변경(45.6%)', '자체 예방활동 강화(44.1%)', '보안 소프트웨어 설치(28.8%)', '인터넷상의 개인정보 공개중단(13.5%)' 등으로 대응했다.
기업의 주요 서비스별 이용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무선랜 이용률은 전년대비 3.2%p 감소한 71.2%, 클라우드 이용률은 1.4%p 감소한 7.0%를 나타냈다. 사물인터넷(IoT) 이용률은 12.7%로 8.8%p 줄었고, 사이버보험 이용률은 0.8%에서 0.4%p 감소한 0.4%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의 주요 서비스별 이용률은 전년대비 큰 변동이 없었다. 클라우드서비스 이용률은 전년대비 1.4%p 감소한 35.4%를 나타냈고 IP카메라 서비스 이용률은 1.4%p 증가한 5.5%를 기록했다. 각 서비스에 대한 개인들의 사고예방 조치 사항으로 클라우드 이용자는 자료 저장·공유 전 암호화 설정, 이용약관 확인, 공유기능 확인 등을 수행했다. IP카메라 이용자들은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 변경, 기기 소프트웨어의 최신버전 업데이트, IP카메라 접근 기기 보안설정을 수행했다.
손승현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기업들의 정보보호 예산 수립률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사항"이라며 "디지털경제 시대를 대비해 정부는 디지털 안전망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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