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4대책' 이후 아파트 매맷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서울 재건축 강세장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최근 잇따라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향후 주택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노원구의 상계주공 11단지는 D등급을 받아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지난 8일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D등급을 맞아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안전진단 등급은 A~C등급의 경우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 재건축 확정 판정을 말한다. 이후 2차 안전진단도 진행해야한다.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이후 정비구역지정, 조합설립, 시공사선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이 진행된다.
4단지를 포함 현재 1·2·3·5·7·10·11·13·14단지가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6단지는 지난해 6월 최종 안전진단까지 통과한 상태다. 목동 8·12단지는 1차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9단지는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했다.
안전진단 통과 후 이들 단지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날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목동신시가지(1~14단지)는 총 49건 거래됐다. 그중 절반이 넘는 26건이 신고가였다.
1·10·11단지를 제외한 2·3·4·5·6·7·8·9·12·13·14단지에서 모두 한 번씩은 신고가가 나왔다. 목동신시가지2단지 전용 116.82㎡는 지난달 16일 23억4000만원거래 됐다. 해당 아파트는 2월에만 두 차례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전용면적 83.06㎡도 지난달 18일 20억 6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공주도 공급이 오히려 민간 재건축을 촉진했다고 판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시장에서는 사업 추진이 빨라지는 걸 호재로 여긴다"며 "최근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지역이 많아지는 등 민간에서 사업 추진을 서두르는 움직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움직임은 오히려 정부가 공공주도 공급을 추진하며 민간 재건축을 규제하려는 추세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는 2차 안전진단 절차를 좀 까다롭게 하고 조합원 의무 거주기간을 두는 등 규제를 강화한 것이 오히려 재개발을 빨리 해야겠다는 조합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아파트 매입자들이 공공주도는 민간이 원하는 부분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공공은 아무래도 임대주택 비율을 늘리고 용적률을 완화하다 보면 매입자들이 원하는 주거 형태의 선호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공공의 신뢰하락과 더불어 오는 6월 1일 이후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이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게 되면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긴다"며 "이전에 액션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규제의 역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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