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 핵심은 '고배당안'···자사주 매각 종용해 백기사 가능성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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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3-1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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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제안한 3000억원 규모의 고배당안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들어간다. 해당 안건은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안건 중 가장 통과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자사주 소각을 종용해 향후 박찬구 회장의 우군이 될 수 있는 백기사의 참전 가능성을 줄여준다. 재계에서는 고배당안이 박 상무가 제안한 안건 중 가장 핵심적인 안건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주주는 배당 관련 이사회가 제안한 의안과 박 상무가 주주제안한 의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두 의안 중 하나가 가결되는 경우 나머지는 자동으로 폐기되는 형식이다.

이 중 가장 표 대결이 치열한 안건은 단연코 배당 관련 안건으로 관측된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배당 관련 1호 의안으로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4250원을 상정했다. 총 배당금은 1158억원으로 지난해 409억원 대비 183.13% 늘어난 수준이다.

그렇지만 박 상무 측이 제안한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에 비하면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 상무가 주주제안한 배당안이 통과될 경우 배당금 총액은 3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표결 방식은 각 의안마다 별개로 표 대결이 실시된다. 이를 감안하면 다수 주주가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는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배당에서만큼은 박 상무의 안건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 구조다.

또 소액주주 입장에서 당장 2배 이상 많은 배당금을 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실제 금호석유화학 주주 및 재계에서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 중 고배당안이 가장 통과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고배당안이 통과될 경우 당장 회사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827억원을 기록했지만 3000억원의 배당 재원을 마련하고서 미래 성장동력 투자 등을 진행하기에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다.

이는 재계에서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배당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하지만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18.35%의 자사주를 매각하면 재무건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전일 종가 기준(주당 21만3500원)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559만2528주의 가치는 1조1940억원에 달한다. 자사주를 일부만 매각한다면 금호석유화학이 상당한 이익잉여금을 남기면서도 3000억원에 달하는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박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를 기용하기가 어려워진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세력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부활한다.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전량 박 회장의 우호세력에 매각할 경우 박 상무 측과 압도적인 격차를 확보할 수 있다.

박 상무 입장에서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고배당안만 통과하더라도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 입장에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고배당안만 통과하더라도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라며 "아울러 소액주주 일부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기에 고배당안을 가장 중요한 핵심안건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 왼쪽)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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