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내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부동산 불법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향후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관심이 뜨겁다.
앞서 정부 합동조사단은 국토교통부와 LH 직원 1만4000여명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투기 의심 사례로 확인된 LH 직원 20명을 특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특수본은 조만간 투기 의혹을 받은 LH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의 불법 투기 의혹이 밝혀지더라도 이들을 형사 처벌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①불법 땅 투기 의혹 받는 LH 직원들, 형사처벌 쉽지 않다?
부당한 방법으로 정보를 입수해 땅을 불법 투기한 LH 직원들을 형사 처벌하기 위해서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을 투기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결국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은 '업무상 비밀'을 얼마나 넓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우선 LH 직원들을 형사처벌하기 위해서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을 투기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 이 때문에 직접적으로 신도시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은 직원들은 형사 처벌을 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개발 예정지 지구의 지정 업무 담당자 외에 일반 직원들은 업무와의 직접 연관성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LH가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불법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은 3기 신도시 지정 지역인 광명·시흥 사업본부 근무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판례를 보면, 대법원은 2009년 3월 판결에서 대법원은 2009년 3월 판결에서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한 것인지는 공직자가 부동산을 취득할 무렵에 담당한 업무, 부동산을 취득하게 된 동기와 경위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불법행위로 연결된 내부 정보와 업무상 무관한 부서에 소속된 직원이 업무 도중 정보를 접하게 된 경우라도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
결국, 어떤 경로를 통해 내부 정보를 접하게 됐는지 등에 따라 처벌 유무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②불법 투기로 이득 챙긴 LH 직원들, 제대로 환수 가능할까?
우선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강제처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농사를 짓겠다고 산 땅을 그 목적대로 이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농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강제 처분한다고 밝혔다. 최창원 국무1차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LH 투기의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고, 금번 투기로는 그 어떠한 부당한 이익도 얻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를 취득한 자는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계획서에서 밝힌 대로 토지를 이용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정기적으로 농지 이용실태를 점검해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강제 처분할 수 있다. 때문에 농지를 매매했지만, 계획서대로 이용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의 강제 처분 대상에 해당한다.
다만 이들이 농지 사용 내용을 증빙하거나 농지 이외 다른 땅을 매매한 경우, 다른 불법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상 대상이 된다. 정부는 LH 투기의심자의 경우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시 대토보상은 배제하고 현금 보상으로만 한정하겠다고 했다. 협의 양도인 택지 보상 대상에서도 제외한다.
아울러 정부는 신도시 토지를 확보해 개발 이후 추가 차익을 노리는 행위를 차단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LH 투기 의심자에 대한 조사와 후속조치 등도 신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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