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美 경찰, '한인 사망자' 신원 안 밝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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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3-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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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신원 발표 전 가족에게 먼저 알려야"

  • 한인매체 "한인 사망자 중 3명, 한국 국적자"

17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참사 현장인 골드스파 정문 앞에서 한 흑인이 1인 연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범죄 논란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경찰이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한인 여성 4명의 신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찰스 햄프턴 애틀랜타 경찰 부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인 피해자에 대한 신원을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햄프턴 부서장은 피해자들의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이번 사건을 통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한인 피해자의 신원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 (친족에게) 통보되면 곧 그것(한인 사망자 신원)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애틀랜타 경찰 측은 희생자들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통보가 이뤄지도록 기다리고 있다며,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확인하는 과정을 확실히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WP는 햄프턴 부서장이 피해자들의 시민권 지위와 그의 가족들이 미국 내에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 경찰은 전날 이번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4명과 부상자 1명에 대한 신원을 공개하면서도 한인 피해자에 대한 신원에는 말을 아꼈다. 앞서 외교부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사망자 8명 중 4명이 한국계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 국적 보유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애틀랜타 한인 매체인 ‘애틀랜타K’는 이날 관계자를 인용해 “(한인 사망자 중) 3명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한국 국적자”라며 불법 체류 신분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나머지 70대 여성은 미국 시민권자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골드 마사지 스파숍’ 대표의 언니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당 스파숍의 서류상 대표가 한국인이나 중국계 남성이 투자한 곳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총격사건 희생자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오는 22일까지 연방 관공서와 군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포고문을 통해 “애틀랜타 대도시권 지역에서 저질러진 무분별한 폭력 행위의 희생자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조기 게양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자신과 부인이 애틀랜타 총격으로 충격받은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범행 동기를 모르지만,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오늘 밤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안다”고 했다.

이어 “그 커뮤니티를 향한 최근의 공격은 미국답지 않다”고 지적하며 아시아계를 향한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애틀랜타 경찰은 앞서 피의자 로버트 에런 롱의 ‘성중독’을 이유로 ‘증오범죄’ 혐의 적용에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돌연 ‘증오범죄’ 혐의 적용 기소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의자의 ‘성중독’에 초점을 맞췄던 경찰이 미국 내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이를 우려해 수사의 방향을 바꿨다는 질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백인 남성 롱은 수사관들에게 성중독이 총격 사건으로 이끌었다고 말했지만, 연방의원들과 반인종차별 단체들은 이번 살인 사건의 동기가 적어도 부분적으로 반(反)아시아 정서에 따른 것으로 추측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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