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장년층은 "옆집 누구가 얼마를 벌었다더라" 하는 소문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지만, 요즘은 주체적으로 투자판단을 내린다. 과거 폭락 때는 기업의 체질이 나빠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고 금리도 단기에 급등했지만, 현재는 성장 기업들의 수익성이 견고하고 금리 급등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과장은 "그동안 5060은 주식투자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소득을 통해 생계를 부양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컸다"며 "이들은 은행이나 증권사가 최근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적극 홍보·마케팅에 나설 때 증시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통상 이때가 상승 사이클의 후반부였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금 시점에서 5060세대의 계좌 개설 수가 늘어나는 걸 금융기관의 홍보나 마케팅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요즘 개인 투자자들은 주관을 갖고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와 달리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패턴을 답습하기보다 독자적 노선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2일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조8950억여원, 6583억여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홀로 4조9040억여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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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의 유입이 호황 끝물의 전조였던 과거와 현재는 대내외적 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현 연구원은 "2000년대 IT 버블은 돈을 못 버는 기업들이 상장해 문제가 된 케이스"라며 "지금은 IT 기업들의 수익성 자체가 견고하다. 테슬라도 돈을 벌기 시작했고, 쿠팡도 적자라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8년 중국증시 버블 때는 주식시장이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하게 프라이싱된 측면이 있었고 금융위기까지 겹쳤다"고 덧붙였다.
2007년 초 상하이종합지수는 2454.85로 시작했으나, 같은 해 10월 중순 6124.04포인트까지 250% 치솟으며 유례없는 폭등을 겪었다. 이후 1년 뒤인 2008년 10월 말 1664.93까지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이후 코스피보다 등락세가 가파르다.
코스피는 지난해 3월 초 2000선이 무너졌다가 같은 해 11월 말 2600선을 뚫으며 전고점(2598.19)을 돌파했다. 이후 지속된 상승세는 지난 1월 말 코스피를 3208.99포인트까지 밀어올렸다. 현재 코스피는 다소 조정을 받고 3000선을 횡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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