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이 18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캡틴 쿡 호텔에서 재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측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2차 회담을 시작했다”고 전하며 2차 회담이 몇 시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당국자는 1차 회담에 대해 “실질적이고, 진지하고, 직접적인 대화가 이뤄졌다”면서 회담 시간이 당초 예상한 두 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1차 회담에서 (미국의) 관심사와 우선순위를 설명했다”며 중국 측도 그들의 관심사와 우선순위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3차 회담이 19일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 30분 사이에 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은 미국이 외교적 결례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이번 회담에 참석한 중국 측 대표단 관리가 1차 회담 상황을 브리핑하며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 당국자는 “중국은 성의를 다해 앵커리지에서 미국 측과 전략 대화에 임하면서 사전 합의한 절차와 일정에 따라 대화를 나눌 준비를 했다. 그런데 미국 측은 회담 모두 발언 시간을 크게 초과했다”면서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무리하게 공격하고 지적했고, 분쟁을 일으켰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이는 손님을 대하는 도리가 아니다. 외교 의례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엄중히 응대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날 1차 회담 모두발언에서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며 이번 회담의 난항을 예고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측은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양국 대표로 참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의 행동이 글로벌 안전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며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 위구르) 지역과 홍콩, 대만, 사이버 공격 등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솔직하게 얘기할 것이라며 미국이 갈등을 추구하진 않지만, 원칙과 우방국들을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 정치국원은 미국의 민주주의 어려움과 이민자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질타하며 긴 연설을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를 압박하기 위해 군사력과 금융의 우위를 활용하고, 국제무역의 미래를 위협하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장, 홍콩, 대만은 모두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내정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인권도 최저 수준에 있다고 꼬집었다.
왕 부장 역시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면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며 전날 미국이 중국 통신회사를 향한 제재를 발표한 것에 대해 날을 세웠다.
양측이 회담 초반부터 상대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초 각각 2분으로 정해졌던 모두발언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2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왼쪽 2번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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