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아람코는 지출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제유가는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악재가 겹치면서 마이너스 유가 수준까지 급락했었다. 사우디의 주식시장인 타다울 증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아람코는 기존에 400억 달러에서 450억 달러 잡았던 예상 지출을 350억 달러로 낮춰 잡았다.
투자은행 텔리머의 하스나인 말리크 주식전략 부문장은 "아람코가 가장 중요시하는 배당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출 예상치를 낮춰잡은 것은 아람코가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아람코는 지난해 순이익 1837억 6000만 리얄(약 55조 3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순이익은 3306억 9000만 리얄이었다. 앞서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순이익은 1861억 리얄이었다. 순이익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세계 공기업들 중에서는 가장 이익을 많이 내고 있다.
아람코는 원유가격과 판매량 감소, 정제 및 화학제품 마진 약화로 인해 수입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현금흐름은 40% 가까이 감소한 49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예상 배당액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람코는 배당을 유지하면서 추가 부채를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아람코뿐만아니라 로열 더치셸 등 주요 석유·에너지 회사의 실적은 크게 줄어들었으며, 이들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기록적으로 급락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국제유가는 물론 이들 기업의 주가도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