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거래세 완전 폐지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이 숙원사업입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사업이자, 올해 가장 노력하고 있는 것이 이 두가지"라며 "거래세 완전폐지를 통해 세제 선진화를 이끌고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재철 협회장은 '세제 선진화'를 위해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와 장기투자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정부는 2023년에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되면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본격화하는 세제 개편을 진행했다. 다만 증권거래세는 기존 0.25%에서 0.15%로 낮추는 데 그쳤다. 이에 업계에서는 양도차익 과세와 증권거래세를 동시에 매기는 이중 과세라고 불만을 표현했다. 증권거래세는 이익과 손해에 상관없이 거래 자체에 세금을 내야돼 더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나 회장은 "세제 개편안에서 증권거래세의 완전 폐지가 포함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2023년 시행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폴트옵션 도입이 임기 내 숙원과제... 퇴직연금 수익률 높여야
오는 24일 심사를 앞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에 디폴트옵션 통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적립금에 대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동의한 대로 사업자가 대신 운용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회사가 적립금을 직접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 방식보다 능동적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DC형 수익률은 저조한 수준이다. DC형 가입자의 80% 이상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상황으로, 20년과 19년의 DC형 가입자의 원리금 보장형 수익률은 각각 1.69%, 1.94%에 그쳤다. 반면 실적배당형은 각각 13.2%와 7.63%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 협회장은 “국회에 참석해 꾸준히 도입 취지를 설명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일각에선 원리금 손실이 우려된다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MMF(머니마켓펀드)를 사전에 투자 상품으로 지정하거나 DB형에 가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장기적으로 미국 401K처럼 연금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며 "미국과 호주의 사례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DC형 가입자가 디폴트옵션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디폴트 옵션에 예금을 포함하자는 은행권의 요구엔 선례를 보고 지양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나 회장은 "일본의 경우 디폴트옵션에 예금을 포함시켜 결국 디폴트옵션이 DB형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DC형 퇴직연금 안에서 디폴트 옵션을 하자는 건데, 예금을 디폴트옵션에 넣어 버리면 일본의 전철을 밟아가는 꼴이 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삼천시대, 국내 자본시장은 새로운 전기맞아
나 협회장은 코스피가 3000시대를 맞이하면서 금융투자산업이 국가 경제 성장의 핵심산업으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금투업계가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되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 향상이 주요과제로 떠올랐다"며 "신생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탈바꿈하기까지 필요한 성장단계별 자금조달 체계를 만드는 등 자금공급 기능도 강화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투협이 신성장 분야의 자금공급 확대에 필요한 기업금융업무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규제개선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 협회장은 "정부의 정책도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원활할 수 있도록 신용공여 관련 제도를 개편하고 있고, 신규업무 허용 등 기업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며 "여기에 협회는 혁신기업 발굴과 모험자본 공급의 선순환 및 제도권 회수시장의 육성을 위해 K-OTC 제도 및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외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메자닌 펀드 및 사모펀드를 통한 지분투자 및 경영 참여, 기업금융을 통한 대출 등 다양한 방식의 자금 공급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사모펀드시장 성장도 계속... 제도적 뒷받침 도울 것
나 회장은 금융선진국에서 사모펀드(PEF)가 발달하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제한 없는 투자대상과 운용전략의 다양화라고 운을 떼었다. 그는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에 사모펀드의 역할을 빼놓을 수는 없다"며 "환매 중단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헤지펀드는 물론 PEF도 그간의 지속적 발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며 "운용규제 일원화 등 사모펀드 체계 개편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진 후에는 업계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금융업무 활성화 등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 위해 노력
나 회장은 "협회의 추진 방향은 창업부터 성숙기에 이르기까지 기업 성장주기에 맞추어 맞춤형 자금공급이 가능한 사이클이 구성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신성장 분야의 자금공급 확대에 필요한 기업금융업무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규제개선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의 정책도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원활할 수 있도록 신용공여 관련 제도 개편 및 신규업무 허용 등 기업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또 금투협은 혁신기업 발굴과 모험자본 공급의 선순환 및 제도권 회수시장의 육성을 위해 K-OTC 제도 및 인프라 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한 나 협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의 마이데이터, 오픈뱅킹을 비롯한 디지털금융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교육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시장의 성장에 비해서 투자자교육 관련 인프라나 인식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금융지식과 이해도 수준을 스스로 가늠할 수 있는 금융투자 검정시험을 올해 안에 시행할 계획으로, 투자자교육협의회를 통해 세대별 눈높이에 맞는 투자자교육콘텐츠를 지속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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