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세계 eSIM(e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의 확산으로 온라인 연결이 중요해지면서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PC와 노트북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에 e심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25년에는 전체 스마트폰 세대 중 한대가 e심으로 연결될 정도로 e심 이용이 보편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e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GSMA는 해당 보고서에서 내년 말까지 전 세계 5억개 이상, 2025년에는 24억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e심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심은 단말기에 끼우는 기존 플라스틱 유심(USIM) 카드 대신 단말기에 내장된 e심 모듈에 번호를 등록하는 차세대 가입자 식별 방식이다. 유심을 변경하지 않고 이용자 정보를 스마트 기기에 내려받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즉시 번호와 이동통신사를 변경할 수 있다. 하나의 단말에서 두 개 이통사 가입정보를 기반으로 한 구독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심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는 모바일 생태계 성장과 코로나19가 꼽힌다. GSM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e심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모델 수는 총 43개다. △삼성전자 14개 △애플 11개 △구글 11개 △화웨이 3개 순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5위를 기록한 중국의 오포도 이달 중 첫 e심 지원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양한 기기에서 셀룰러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워치로, 지난해 12월 기준 총 13개 업체의 27개 모델이 e심을 지원한다. e심을 지원하는 노트북도 23개에 달한다. 캐나다 벨, 미국 T모바일 등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과 연동한 셀룰러 데이터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e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도 증가 추세다. GSM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최소 69개 국가 175개의 이동통신 사업자가 상업용 e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2018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각 국가 별 출시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모든 이통사업자들이 e심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 한국, 페루에서는 아직 이통사를 통한 e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GSMA는 e심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이용자 인식을 꼽았다. 17개 주요 국가의 이용자 조사 결과 e심을 알고 있다는 답변은 평균 20%에 그쳤다.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 이용자의 e심 인지도는 이탈리아와 폴란드에 이어 전세계 3위(26%)였다. GSMA는 "5G 생태계 성장과 e심 지원 단말 출시를 계기로 내년부터 빠르게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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