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건설을 지원한 시아누크빌항 경제특구. 기업유치에 고전하고 있다. =2020년 12월 (사진=시아누크빌 비지니스 컨설턴시 제공)]
일본의 엔 차관으로 건설된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항 경제특구(SPSEZ)가 기업 유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에 출범한 SPSEZ는 항구에 인접해 있다는 훌륭한 입지조건 때문에, 기업유치에 큰 기대를 모았으나, 진출기업은 현재 3개사에 그치고 있다. 토지 임대료가 저렴한 중국계 경제특구의 존재와 불충분한 지원체계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2018년 동 경제특구 활성화를 위해 보세구역으로 전환하는 구상을 밝혔으나, 계획은 현재 답보상태다.
SPSEZ는 캄보디아의 유일한 심해항인 시아누크빌항에 인접한 약 70ha의 토지에 건설되었으며, 국영 시아누크빌 자치항(PAS)이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캄보디아의 해외투자 유치, 수출산업 발전을 위해 캄보디아 정부와 2008년에 36억 5100만엔을 지원한다는 계약을 체결, 동 경제특구의 개발,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SPSEZ은 당초, 일본인 전문가도 상주하는 '일본 브랜드' 공업단지로 기대를 모아, 2012년에 오지(王子)제지, 2013년에 화장품 제조사 타이키가 진출했다. 다만, 이후 투자가 부진, 2018년에 피아노 판매업체인 유니온 악기가 거점을 설립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전 JICA 전문가이자 SPSEZ의 어드바이저였던 핫토리 히로시(服部寛) 시아누크빌 비지니스 컨설턴시 대표는 이와 같은 부진에 대해 3가지 문제점을 원인으로 들었다.
첫 번째는 높은 토지임대료다. SPSEZ의 토지 임대료는 1㎡당 55~65달러(약 6000~7000엔)인데 비해, 2012년 특구 개소 당시, 인근에 있는 중국계의 시아누크빌 경제특구(SSEZ)는 20달러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SSEZ에 배수처리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법규를 중시하는 일본 기업은 환경설비가 잘 정비된 SPSEZ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 SSEZ도 배수처리시설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가 잘 정비되는 등 사업환경이 개선됐다. SSEZ의 경쟁력이 향상된 것이다.
두 번째는 SPSEZ의 운영주체에 관한 문제다. 핫토리 대표는 "국영기업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기업과 같은 유연한 대응이 부족하다. 아울러 공무원들이 서비스 향상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PAS의 경제특구 부문에는 인허가 절차와 세관과의 교섭을 담당하는 등의 지원체제가 많이 부족하다. 경제특구에 대해 투자기업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정부 당국과의 교섭대행 지원 등 서비스면에서 개선이 향후 이행될지 여부가 핵심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의 유일한 심해항인 시아누크빌항. 일본은 시아누크빌항의 인프라 정비와 운영능력 강화를 오랫동안 지원해 왔다. =2020년 12월 (사진=시아누크빌 비지니스 컨설턴시 제공)]
세 번째는 노동자 확보가 곤란하다는 점. 시아누크빌주의 인구는 약 20만명 수준인데 반해, 이미 120개 이상의 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SSEZ, 그리고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카지노나 호텔 등 관광업에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향후 진출기업은 노동자 확보에 곤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ICA 캄보디아사무소의 히라이 리나(平井利奈) 홍보담당은 NNA에, "SPSEZ의 운영에 여러 과제가 있다는 것을 JICA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업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SEZ의 운영주체인 PAS에 대한 기술협력과 기업유치활동을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보세구역, 전례가 없어 시간이 소요될 듯
이와 같은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시아누크빌항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시아누크빌항의 자유무역항 전환과 SPSEZ의 보세구역 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자유무역항에는 수출입 화물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외국선박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 항구가 중계무역이나 가공무역으로 발전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핫토리 대표는 "자유무역항과 SPSEZ의 보세구역화가 실현되면 SPSEZ의 유치대상인 수출가공형 제조업을 비롯해 콜드체인(저온수송망)용 창고, 농수산품 가공보존 업체 등으로 SPSEZ의 이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ICA는 2018년, 2022년까지의 로드맵을 작성, SPSEZ의 보세구역화를 당국에 신청하는 계획을 밝혔다. 새롭게 대여공장과 창고 등을 정비해, 항구와 경제특구의 관문을 일체화한다는 구상이다. 2018년에는 JICA가 공모한 SPSEZ의 어드바이저 사업을 니혼코우에이(日本工営)가 1억 7000만엔으로 낙찰받아, 동년 4월부터 니혼고우에이와 프놈펜경제특구사(PPSP) 등 총 5명이 SPSEZ의 JICA 전문가로 배치됐다.
다만, 당초 JICA는 2018년 보세구역 신청 후, 2019년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계획은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히라이 홍보담당은 "캄보디아에서 경제특구를 포함해 보세구역 지정을 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자유무역항 지정에 필요한 정보수집, 법 제정, 관계기관과의 협의에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니혼코우에이의 컨설팅 사업은 올해 2월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1년 연장이 결정됐다. 남은 1년 동안 SPSEZ를 둘러싼 사업환경이 개선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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