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공급난] 정의선 결단 옳았지만... 장기화에 '여력한계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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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03-2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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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회장, 비용 부담에도 재고 늘려... 현대차그룹 생산 지속

  • 르네사스 화재에 수급 불안정성 더욱 커져... "사태 주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업체의 잇단 생산 중단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 포드와 일본 도요타 등은 반도체 공급난으로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겪기도 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을 지속해가며 선방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발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등 악재로 어려움을 겪으며, 수장인 정의선 회장이 비용 부담 증가에도 재고를 크게 늘린 덕분이다. 하지만 그 여력도 이제는 한계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대 6개월까지 확보했던 반도체부품들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며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내에 불어닥친 한파 등으로 세계 1위의 차량용 반도체 네덜란드의 ‘NXP’와 2위 독일 ‘인피니온’ 등이 생산차질을 겪은 데 이어 최근 3위 일본의 ‘르네사스’까지 화재로 공급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르네사스의 제품 비중이 적다. 르네사스는 도요타와 닛산 등의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급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르네사스 화재 사태로 자동차 시장의 반도체 수급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르네사스 제품의 사용분은 극히 적지만, 다른 공급사의 납품량이 줄어들 수 있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중단까지는 먼 이야기지만 현대차그룹 역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피해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이미 도요타와 혼다는 반도체 부족으로 해외 공장 조업을 중단하면서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포드와 지엠(GM) 등도 마찬가지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자체 기술력 확대와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의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외부 요인으로 부품 조달 문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체 생산을 검토하는 곳이 많다”며 “특히 반도체는 한번 생산이 중단되면 다시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려 공급선 다변화 면에서 국내 협력사들과 자체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현대오토론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해 관련 기술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생산까지는 한계가 있다”며 “자구적 노력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 강화로 생태계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용 반도체업체 르네사스의 일본 이바라키현 소재 공장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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