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샐러리맨] 꼬우면 승진해라? 직급별 격차 심각...임금 논란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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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3-2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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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총수들, 임직원과 적극적 소통 시도 ‘긍정적’

통상 3월 초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3월 급여지급일부터 인상된 급여를 지급해온 삼성전자는 올해 임금 인상분 지급을 미뤘다. 3월 급여지급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원 대표와 회사 측이 원하는 임금인상률이 각각 6%대, 3% 안팎으로 알려져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지난 18일 직급별 기본급 인상과 임금 9% 인상에 합의하면서 의견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사례는 아니다. 산업계 전반적으로 올 초부터 이어지던 성과급 논란이 임금 논란으로 번지면서 올해에는 많은 기업의 임금협상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된 상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번 ‘임금 논란’은 결국 임직원 사이의 ‘형평성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 직원은 “기업의 사업보고서가 나오면 임원들이 지난해 얼마를 받았는지 아무래도 눈이 갈 수밖에 없다”며 “같은 회사에 다니는데 (임원들은) 어떻게 이런 연봉을 받는건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임원들이 연봉을 많이 받는다는 이유로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임직원 간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대기업의 한 직원은 “회사가 위기라는 이유로 임금인상률을 낮추려고 하는데 임원들은 2배 이상 임금이 올랐다”며 “임원 연봉 인상과 더불어 주주 배당금도 올렸는데 직원들 임금인상에만 인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금인상과 성과급 규모를 결정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그러나 대기업 총수들은 직접 나서서 MZ세대와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6일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임직원분들이 회사에 기여한 데 비해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성과에 대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해서 보상이나 승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문제가 있다면 빨리 바꿔서 직원들이 정말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 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지난달 1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연봉 반납’을 약속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날 이후로 SK하이닉스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최 회장이 올해 2월 1일자로 구성원에게 약속한 급여 반납을 이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최 회장의 연봉 반납을 통해 조성된 기금은 노사협의를 통해 소통문화 증진과 구성원 복지 향상에 사용될 예정이다.

MZ세대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기업들도 총수가 직접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투명하게 공개된 기준에 따라 임직원이 각자의 역할과 성과에 맞는 임금, 성과급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M16 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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