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날 홍콩 증시 첫 거래에서 공모가(252홍콩달러)보다 0.08% 오르는 데 그쳤다.
바이두는 이날 오전 개장하자마자 주가가 공모가보다 0.79% 오른 254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256홍콩달러를 웃돌았으나 상승 폭을 줄이며 결국 252.2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가총액(시총)은 7134억 홍콩달러(약 103조원)로 집계됐다.
애초 중국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즉 BAT(3개사의 영문 이니셜)에서 마지막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인 만큼, 상장 전까지만 해도 바이두 기업공개(IPO) 열기는 나름 뜨거운 편이었다. 지난주 진행한 신주 공모에서는 11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IPO 기업들이 많아지면 자금이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에 몰리며 유동성이 제한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공모주들 간 치열한 수요예측 경쟁도 불가피하다. 시장의 자금은 한정적인 데, 공모 일정이 타이트하게 쏠리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분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는 때에 상장하면서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커얀 싱가포르 DZT리서치 총괄 책임자는 "미국 국채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과 본토 주식에 대한 매도세 때문에 홍콩으로의 투자금 유입이 간접적으로 감소되고 있다"면서 "이에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시장에서는 바이두의 전기차, 반도체 등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며 사업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루밍 애퀴타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바이두의 새로운 사업에 시장은 많은 것을 걸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자동차 관련 매출을 보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두는 지난 2019년부터 홍콩증시 2차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상장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뉴욕증권거래소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홍콩행에 박차를 가했다.
바이두는 이번 IPO를 통해 모두 5억3200만주를 발행해 최대 239억 홍콩달러를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은 기술 투자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혁신 사업의 상업화, 바이두의 모바일 생태계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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