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 각축전①] 정부의 높은 문턱…"유효성 확보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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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1-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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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예상치 못한 종근당 나파벨탄주 고배에…업계 "예상밖 정부 문턱 높다"

  • "명확한 임상 결과 확보에 집중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산 2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 정부의 검증 기준이 예상 밖으로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종근당의 '나파벨탄주(성분명 나파모스타트메실산염)'가 이달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치료제 등극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았지만, 이후 회의에서 치료 효과를 인정받지 못해서다. 2호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제약사들도 정부의 높은 문턱을 감안해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 회의를 열고, 종근당 나파벨탄주의 효능·효과 추가를 위한 품목 변경허가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검증 자문단은 "제출된 2상 임상시험 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기 충분치 않다"며 "'코로나 치료에 관한 신청 효능·효과 추가'를 위해선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식약처는 코로나 치료제·백신의 정식 허가 전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에 이르는 '3중 자문 절차' 과정을 밟고 있다. 나파벨탄의 경우 이중 첫 번째 단계인 검증 자문단의 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허가가 무산됐고, 때문에 중앙약심 회의도 열리지 않게 됐다.

종근당이 제출한 임상 자료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행한 2상 임상시험 1건이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임상적 개선까지의 시간'과 관련해 시험군과 대조군이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검증단 측 설명이다.

업계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나파벨탄의 경우 작년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 기간 및 치료율을 크게 개선한 것을 입증하며 2호 치료제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종근당 측은 식약처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고 종근당은 임상 3상에 대한 추가 자료를 보완, 차분히 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나파벨탄의 경우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인체 세포 침투 과정에 주요한 단백질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력한 2호 치료제가 될 것으로 봤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식약처의 까다로운 허가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 판단한다"며 "업체 입장에서는 명확한 임상 결과 확보에 집중하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어 보인다. 2호 치료제 등장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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