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검찰 직접수사 관련 문제로 지적돼 온 별건 수사에 대해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하는 개선 방침을 내놓았다.
조 직무대행은 24일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인권정책관실에서 지난 3개월여 동안 만든 '검찰의 직접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별건 범죄 수사단서 처리에 관한 지침'을 오늘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은 직접수사는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하고, 허용하는 경우에도 수사 주체를 분리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조 직무대행은 아울러 직접수사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관행 또한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대검에 수사절차와 관행을 특별점검하고 그 결과와 개선 방안을 신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은 특히 "검찰은 직접수사·인지수사는 구속해야만 성공한 수사이고, 영장이 기각되거나 불구속 기소를 하면 실패한 수사로 잘못 인식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적을 올리려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피의자 자백이나 공모자를 밝히려고 무리하게 구속 수사하는 잘못된 관행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직무대행은 이날 '정치 검사'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OO라인, OO측근 등 언론으로부터 내편 네편으로 갈라져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법령이나 제도 개선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며 "검찰 조직 문화와 의식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이 부패범죄 척결 등 많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조 직무대행은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따가운 질책에도 반성은 일회성에 그치고, 오만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조직 문화와 의식 속에 갇혀 국민에게 고개를 낮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겸허한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합심해 우리 스스로 돌이켜 보면서 조직 문화와 의식을 스스로 바꾸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에는 대검 부·국장과 과장, 선임연구관 등이 참석해 부서별 주요 업무 추진상황과 계획을 공유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관련 각 부 현안과 지원 방안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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