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주했을 때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얘기를 안 하고 다녔어요. 인식이 그렇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당당하게 '나 임대 산다'라고 얘기해요. 고급 아파트에도 살아봤지만, 지금 집도 너무 좋거든요. 주변 친구들도 들어오고 싶어 난리인데, 당첨이 어려워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LH 의정부 민락부용마을3단지에 8년째 거주 중인 입주민 이모씨(65)는 "친구들에게도 입주를 권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용마을3단지는 아파트 11개동 총 913가구 대단지 규모로, 2013년 10월 준공된 국민임대 아파트다. 전용면적별로 △36㎡ △ 46㎡ △51㎡ 등 3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는 30년간 시세의 55~83% 수준으로 3인 기준 소득 436만원 이하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한 사람에게 제공된다. 분양전환은 불가능하다.
전용 36㎡ 타입에 거주하고 있는 이씨는 임대보증금 3000만원대에 월 8만원이 조금 안 되는 임대료를 내고 있다. 인근 시세의 30~40% 수준이다. 이씨는 입주 전까지 서울과 의정부에서 살다가 임대아파트에 사는 친구의 권유로 이 단지에 입주 신청을 하게 됐다.
이씨는 "아들 내외에게 집을 물려주고 나니 갈 곳이 없었다. 반신반의하면서 이 아파트에 들어오게 됐는데, 주변 환경이 개선되면서 살기 편해졌다. 주민들과도 정이 깊게 들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씨의 설명에 따르면 입주 초기에 단지 인근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그러나 곧 지역 개발이 이뤄지면서 이마트, 코스트코, 아트도서관, 보건소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졌다. 인근에는 근린공원과 민락천 호수 등 녹지공간과 송산초등학교·송양중학교·송양고등학교 등이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간선급행버스 정류장과 국도3호선 우회도로, 걸어서 25분 거리에 의정부경전철 어룡역과 곤제역이 있다.
이씨와 같은 시기에 입주해 전용 51㎡에 사는 김모씨 부부(60대) 역시 같은 평을 내놨다. 그는 "서울에서 사업하며 민간·주공 아파트에서 오래 살았는데 은퇴하고 이 아파트에 들어오게 됐다.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이라 처음에는 '몇 년만 살아보고 시원찮으면 서울로 돌아가자'라는 마음이었다. 지금은 너무 만족하고 앞으로도 계속 거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사람들이 좋아서 살기 더 좋다"면서 "젊은 사람이나 가족 단위도 많이 거주하는데 다들 겸손하고 인성이 좋다. 옛날 동네처럼 서로 고향 선후배, 친구처럼 지낸다. 요즘 아파트에서 느끼기 힘든 정(情)이 느껴지는 동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주택 구조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씨는 "다른 임대주택보다도 지금 단지가 더 좋게 나온 것 같다. 다른 곳도 가봤는데 좁고 답답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붙박이장도 크게 있고 싱크대도 넓다. 실평수가 더 넓게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계약 기간을 2년이 아닌 4, 5년 주기로 했으면 좋겠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2년에 한 번씩 올리는 임대료 인상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은 2년 주기로 올라가는 임대료에 큰 부담을 느낀다.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여건이 안 되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배려해 정책이 보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총 2만1000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1998년 국민임대주택이 최초 도입된 이래, LH는 작년까지 약 50만 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해 오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올해 인천검단 1746가구, 파주운정3지구 1358가구 등 수도권 15개 단지에서 총 1만154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대구도남 800가구, 청주도남 1299가구, 군산신역세권 832가구 등 총 1만84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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