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한반도] ①미국 이어 러 외교수장도 방한..."관련국 군비경쟁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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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3-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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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브로프, 방중 기간 美 향해 비난 메시지 내놔

  • 한국선 한·미 전력 증강 겨냥, "군비 경쟁 포기"

발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국무·국방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한국을 고른 데 이어 러시아 외교수장도 8년 만에 방한했다.

미·중 관계에 더해 미·러 관계까지 최근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이 일주일가량의 시간 차를 두고 한국을 찾은 셈이다.

특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방한에 앞서 방중, 중국과 함께 미국을 향해 "'소그룹'을 이용한 집단대결을 멈춰야 한다"고 비난하는 등 날 선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다만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직접적인 대미(對美)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 23일 한국에 도착한 라브로프 장관은 방한 마지막 날인 25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

그는 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러시아와 한국은 역내 문제 전부를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국 간 협상 프로세스가 가능한 한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에서 평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며 "모든 관련국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 활동 활성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것과 한국과 미국의 전력 증강 노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6분과 25분 잇달아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시아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해 정 장관 또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정 장관은 "한·러 양국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각급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러시아 정부의 여러 제안과 함께 남북 관계 증진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준 점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우리 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여러 노력을 견지하는 가운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측은 2018년 9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대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 노력에 계속 함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피력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역시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먼저 오늘 아침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와 관련 외교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들과 향후 대응에 관한 협의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과 통화했으며, 오후에는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통화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담 이후 정 장관과 오찬까지 함께한 후 출국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한국을 찾은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수행차 지난 2013년 11월 방한 이후 8년 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보다 앞선 2009년에는 남북한을 연계 방문하기도 했다.

한·러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2009년 4월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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