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기준 중국 CSI3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 하락한 4928.69를 기록했다. 벌써 4주째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 2월 10일 13년 만에 최고치인 5807.72를 기록한 뒤 지수가 무려 15% 이상 빠졌다. 강세장과 약세장을 구분하는 기준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기까지 2%가 안 남은 수준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 내림세가 최근 조정장에 들어선 미국 나스닥보다도 가파르다며 세계 어떤 주식 벤치마크보다 큰 낙폭이라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빠른 경제회복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며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이처럼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당국의 부양책 전환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전후로 당국의 통화 긴축 조짐이 뚜렷했을 뿐 아니라 양회에서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하면서다.
중국 내 부동산 버블과 부채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앞서 리 총리는 국무원 회의에서 레버리지(부채 차입)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 이는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를 뜻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최근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국가금융발전실험 국가부채연구중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지방정부의 숨어있는 부채가 약 14조8000억 위안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는 지난 2019년 3분기 때 13조9000억 위안보다 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당국의 부채 감축 정책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 전망도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크레디트스위스AG 분석가들은 최근 "앞으로 중국 증시가 더 큰 폭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중국 증시에 대한 의견을 ‘매도’로 제시했다.
블룸버그도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 주가지수는 세계 각국의 지수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아직 중국만큼은 아니더라도 글로벌 증시 하락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나트웨스트마켓의 류페이첸 중국전문 경제학자는 "중국의 사례가 다른 나라에 경기부양책을 감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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