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비 인상 놓고, 택배업계 "소비자 피해 없어" VS 쇼핑몰 "고객 피해 불가피"

한 택배기사가 택배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와 한진에 이어 택배업체 1위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도 택배운임료를 인상하는 것을 두고 기업 고객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해 택배 분류작업을 위한 비용, 최저임금 인상 등 택배업체들의 추가 비용 부담은 이해하지만 결국 그 비용을 개인 고객인 소비자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2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한진에 이어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도 다음달 1일부터 택배 단가를 소형 기준 250원 올린다. 

물론 택배업체는 이번 가격 인상을 개인 소비자가 아닌 기업 고객에 한정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기업 고객이 택배비 인상으로 가격 부담을 느낄 경우 결국 제품 단가를 인상하거나 택배비 액면 그대로가 아닌 다른 부대 경비로 인상된 택배 비용을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무엇보다 기업고객 택배비가 올라갈 경우 온라인 쇼핑몰 등도 영향을 입게 돼 중소형 쇼핑몰과 소형 입점 점포들은 상당히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이 역시 소비자에게 택배비 인상이 아닌 제품 가격 인상으로 간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도 “개인 고객이 아닌 업체들의 기업고객 택배운임 단가는 현실화 차원에서 인상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배송비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봤던 소규모 온라인쇼핑 입점 사업자들은 다소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3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로젠택배 본사 앞에서 로젠택배 김천터미널 소속 택배노동자가 전날 숨진 것과 관련, 로젠택배의 사회적 합의 이행 동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택배비 인상은 업체 간 과당 경쟁으로 30년 가까이 내림세를 보였다. 기업고객과 택배 입찰을 하면 대부분 최저비용으로 택배계약이 체결 된 탓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에 따르면 택배 평균 단가는 2000년 3500원 수준에서 꾸준히 하락해 2017년 2248원까지 떨어지는 등 최저입찰로 인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운임료가 줄었다.

그간의 사정을 감안해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도 택배 단가 인상이 일반 소비자에게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자체 방침을 세웠다. 그 원칙이 전체의 95%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 고객에 한해 가격을 올리고, 개인 간 택배 거래는 기존과 변함없는 요율표대로 책정한 것이다.

반면 이 같은 택배업체의 입장과 달리 소규모 쇼핑몰 업체는 “소비자 피해는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쇼핑몰도 가격이 오른다고 현재 진행 중인 무료 택배 등의 조치를 없앨 수 없다”며 “결국 상품 가격을 조금씩 올려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