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혜성 같은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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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3-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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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성스루 뮤지컬‘

[사진=쇼노트 제공]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새로운 혜성 같은 작품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관객 눈앞에 펼쳐진 무대는 오감을 깨웠고, 뮤지컬은 거의 비슷하다는 편견을 지웠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현재 미국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곡가 겸 극작가인 데이브 말로이가 레오 톨스토이의 걸작 소설 '전쟁과 평화' 중 70페이지 분량을 각색한 작품이다.

2012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호평 속에 첫선을 보였고, 지난 2016년 브로드웨이 임페리얼 씨어터에 입성했다.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조쉬 그로반이 주인공으로 참여한 브로드웨이 공연은 2017년 토니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포함해 12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됐다.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4개 부문과 외부 비평가 협회 어워드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 ‘그레이트 코멧’을 국내에 초연한 제작사 쇼노트는 공연장 섭외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러시아와 붉은색의 유니버설아트센터는 너무나 잘 어울렸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무대에 시선이 집중된다. 쇼노트 관계자는 “앞쪽 좌석을 치우고 무대를 관객 쪽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무대 앞뿐만 아니라 배우들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무대 뒤쪽 좌석도 마련됐다.
 

[사진=쇼노트 제공]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하는 '그레이트 코멧'의 음악은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전달하며, 톨스토이 작품의 특징들을 살려냈다.

팝·일렉트로닉·클래식·록·힙합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들로 이루어진 27곡의 넘버들은 김문정 음악 감독을 만나 강렬하고 황홀한 시간을 선사한다. 원형 무대 한가운데 선 김 감독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 작곡을 맡은 말로이는 이 작품을 ‘일렉트로 팝 오페라’라고 일컬었다. 일렉트로닉 음악은 19세기 러시아를 순식간에 2021년의 한국 클럽으로 바꿔 놓는다. 마치 랩 같은 빠른 넘버들은 극한의 감정을 잘 전달했다. 

‘액터 뮤지션 뮤지컬’답게 주인공 피에르(홍광호·케이윌)역과 아나톨(이충주·박강현·고은성) 등의 연주도 볼거리다. 피에르는 아코디언과 피아노를, 아나톨은 바이올린을 켠다. 이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배우가 바이올린과 기타 등을 연주하며 듣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레이트 코멧’에게 코로나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당초 지난해 9월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6개월이 연기됐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관객 밀착형 작품이다. 배우들이 객석에서 관객들과 때론 이야기도 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지만, 코로나 인해 이 부분들을 살리지 못했다. 그래도 배우들은 관객과의 소통을 포기하지 않았다. 숨을 거칠게 몰아쉴 정도로 열심히 객석을 뛰어다니며, 춤과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했다.

1년 넘게 코로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많은 제작사가 흥행이 검증된 뮤지컬을 많이 올리고 있다. 어찌 보면 모험 같은 초연작을 올린 쇼노트의 도전이 주목받는 이유다. 공연은 5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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