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계개편 방해되는 인간들 들어와 혼란 겪으면 안 돼”

“내가 대권을 잡아야 되겠다는 사람들 패거리 싸움하면 될 수 없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에서 지지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하고 나면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는 정계개편을 할 수 있어야 된다”며 “정계개편에 방해가 되는 인간들, 이런 사람들이 또 들어와서 혼란을 겪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렇게 밝히면서 “욕심들이 있어서 ‘내가 들어와서 대권을 잡아야 되겠다’는 사람들이 와서 또 패거리 싸움을 하게 되면 모든 게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단일화 기간 중 김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김무성‧김문수‧이재오 전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이들은 범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며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안 대표를 고리로 ‘김종인 흔들기’에 나섰던 인물들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다음 대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또 지금처럼 단일화를 갖고 옥신각신하는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 하는 얘기”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을 하고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자기가 혼자서 생각한다고 모든 일이 성취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안 대표의 대선 가능성에 대해선 “꿈이야 꿈으로 사라질 수 있겠지”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솔직하게 내가 그사람에 대해 인격이나 모든 점에서 지도자로서 훌륭한 자질이 있다고 확신을 가졌으면 안 대표로 단일화 하는데 찬성을 했을지 모른다”며 “내가 확신이 없는 한 나는 그런 짓은 못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호평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그만두고 나서 별의 순간을 포착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포착을 했으니까 이제 준비를 하면 진짜 별을 따는 거지”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저런 사람이 하나 나타나면 속된 말로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며 “그 파리를 자기가 잘 골라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고, 그걸 앞으로 어떻게 능숙하게 잘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했다.

25년간 검사 생활만 해온 윤 전 총장의 자질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 대통령들도 무슨 이것저것 다 알아서 대통령 한 사람 별로 없다”며 “이 사람은 9번이나 시험(사법고시)을 보는 과정에서 자기 스스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고, 이것저것 책도 많이 읽은 것 같다. 저 사람의 얘기하는 걸 보면 단순히 검사만 한 검사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대단히 정무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도울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인데 도와주고 안 도와주고 그런 얘기 할 수도 없는 것”이라면서 “한 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오는 4월 7일 재보선이 끝나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뒤 “정계개편 하는 걸 밖에서 구경하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