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국내 상륙 초읽기...엇갈리는 이통3사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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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03-2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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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K-OTT’ 경쟁력 강화에 방점...글로벌 OTT에 맞선다

  • 투트랙 전략 세운 KT...IPTV 경쟁력 강화·해외 진출 노려

  • 넷플릭스 효과 본 LG유플러스...“협상 진행 중”

[사진=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대외적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였던 SKT는 사실상 제휴 철회 의사를 밝혔다. 반면 조용히 기회를 엿보던 KT가 유력한 제휴 후보로 떠올랐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이끈 경험을 발판 삼아 이번에도 디즈니플러스와의 동맹을 적극 추진 중이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신흥 공룡으로 떠오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이통3사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박정호 SKT 대표는 지난 25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즈니플러스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공습이 한창이던 2019년 11월 박 대표는 “디즈니와 만났고, 재밌는 것을 가져왔는데 아직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에 강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하지만, 박 대표는 불과 1년 5개월 만에 디즈니플러스와의 관계를 ‘협력’에서 ‘경쟁’으로 재설정했다. 

SKT는 글로벌 OTT와의 제휴 대신 ‘K-OTT’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지난 25일 SKT는 지상파 방송 3사와 합작해 만든 OTT 웨이브에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비중을 늘리고 신규 가입자를 확보해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디즈니는 2019년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해 올해 기준으로 전 세계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연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근 들어 디즈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국내 제작사와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KT는 투트랙 전략을 세우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방송(IPTV)과 케이블TV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설 콘텐츠 전문법인 KT 스튜디오지니의 해외 진출 창구로 디즈니플러스를 활용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츠의 해외 유통을 디즈니가 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콘텐츠에 공동 투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로 IPTV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제 2020년도 IP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10.4% 늘었났다. 경쟁사들이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친 것에 비해 돋보이는 성과를 보인 셈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계속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SKT의 디즈니플러스 제휴 철회와 관련해 “넷플릭스가 처음에 국내 통신사와 제휴를 맺으려 할 때도 웨이브를 운영하는 지상파 방송 3사가 반대를 했었다. 콘텐츠 경쟁력이 매출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해외 OTT 사업자가 진출하는 게 달갑지 않은 것”이라며 “SKT 입장에서도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맺는 게 ‘디즈니플러스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 아닌가’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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