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란, ‘반미동맹’ 강화 위해 25년 협력 확대했지만.. 상징적 수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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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3-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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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일대일로' 참여…양국 외무장관 협력협정 서명

  • FT "세부사항 밝혀지지 않아... 상징적 수준에 불과할 것"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사진=신화통신]

중국과 이란이 25년간 양국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합의서에 서명한 가운데, 이 합의서의 내용이 실질적인 양국의 외교정책 변화를 담진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7일(이하 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양국 외교관계 합의서에 서명했다.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이 향후 25년간 정치·전략·경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다.

이와 관련 앞서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IRIB TV와의 인터뷰에서 "두텁고 깊고 각별한 차원의 양국 관계가 이번 합의서에 담긴다"며 이란의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참여와 민간분야 협력 사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의서의 세부 내용이 지난해 보도된 18페이지 분량의 초안에 비해 얼마나 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FT는 지난해 초안 내용을 공개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확대되겠지만, 실질적으로 이란 외교정책의 전략적 변화를 시사하는 어떤 조항도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양국은 에너지·석유화학·핵발전부터 첨단기술·방산 분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란이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운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란에 중국이 얼마나 투자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이런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정확한 협력 확대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FT의 지적이다.

한편 중국과 이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에 맞서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사실 그간 중국은 미국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란 세관당국에 따르면 이란 현지시간 기준 지난 20일까지 2020년 1년 간 이란의 전체 교역규모는 730억 달러였고, 이중 중국이 최대 규모를 차지했다. 이란의 대중 수출은 89억 달러, 대중 수입은 97억 달러였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가 계속된다면, 중국과 이란의 협력 확대 역시 제약이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이번 협력 확대는 알맹이 없는 상징적인 조처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진단했다. 실제 이란 재계 소식통들은 그간 중국 기업들과 신뢰할만한 수준의 대규모 계약을 맺은 적도 없으며, 이번 협력 확대에도 이런 역사는 반복될 것이라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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