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승인 대신 카드 발급하세요" 은행권 꺾기 관행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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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03-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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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은행들 금소법 시행 맞춰 '구속성 판매 행위' 점검 기준 변경

앞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미끼로 다른 상품을 판매하던 이른바 '꺾기'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에 따라 가계대출을 받은 은행에서 전후 1개월 동안은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변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어 금융소비자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을 받은 뒤라도 다른 은행과 비교해 금리 등이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14일 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대출 약정 자체를 해지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현장 영업점에 이같이 '구속성 판매 행위' 점검 기준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은행들이 구속성 판매 행위 기준을 변경한 이유는 금소법 시행 때문이다. 금소법에서는 은행들의 구속성 판매행위를 막기 위해 점검 대상을 ‘전체 채무자’로 규정했다. 구속성 판매 행위는 은행이 대출을 해주면서 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성 상품이나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 등 보장성 상품 등 다른 금융상품을 끼워 파는 것을 말한다. 금소법은 대출을 빌미로 펀드·보험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금융회사의 이른바 '꺾기' 관행을 막기 위해 구속성 판매 행위 점검 대상을 '전체 채무자'로 넓혔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을 예정이거나 받은 사람은 같은 은행에서 앞·뒤 1개월간 펀드 등에 가입할 수 없게 됐다. 일선 창구 직원들은 펀드 등을 판매하기 전에 반드시 소비자에게 1개월 이내 대출 계획이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펀드를 가입한 상태에서 해당 은행에서 1개월 안에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에 가입한 펀드를 해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시중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내규를 통해 점검 대상을 '당행 신용등급 저신용자(7등급 이하)'로 한정했다. 신용등급이 이처럼 낮은 차주는 은행서 대출 자체를 받기 어려운 탓에 꺾기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정이었던 셈이다. 이를 이번에 모든 차주를 점검 대상으로 하면서 은행이 대출 실행일 전후로 1개월간 꺾기 행위를 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됐다.

금융소비자의 '대출계약 철회권'도 도입됐다. 예를 들어 A은행에서 금리 연 2.9%로 신용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2주 안에 2.5%의 금리를 주는 B은행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A은행의 신용대출 약정을 해지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대출이 이뤄진 기간 만큼의 이자는 물어야 한다.

대출 상담 과정에서 소비자는 '적합성·적정성 고객정보 확인서'도 써내야 한다. 은행이 대출에 앞서 차주의 자산·부채 등 재산 상황, 고정 지출, 대출 계약체결의 목적, 원리금 변제 계획 등 기본 정보를 받은 뒤에야 대출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으로 은행의 담보권 행사 범위가 좁아졌지만, 대출자의 재산권 등에 대한 보호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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