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대 없이 승승장구하던 헝다자동차…주가 급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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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3-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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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신화통신 비판 보도에 악영향...하룻새 4조원 증발

  • "허위 광고 등으로 전기차 테마 열풍 힘입어 승승장구" 비난

헝다자동차. [사진=신화통신]


승승장구하던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헝다자동차(恒大汽車, 00708.HK) 주가가 중국 당국의 비난 보도 한 번에 4조원 가까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29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헝다자동차의 주가는 이날 3시 16분(현지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98% 급락했다. 장중 한때 15% 가까이 미끄러지기도 했다. 이날에만 시총이 300억 홍콩달러(약 4조원)어치 증발했다.  

이번 주가 하락은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이 헝다자동차를 비롯해 중국 전기차 기업을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촉발됐다. 신화통신은 지난 28일 "신에너지자동차 시장에서 판치는 '허위 광고'와 '거짓 위세'에 대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부 기업들의 무분별한 전기차 시장 진출을 꼬집었다. 특히 헝다자동차를 지목하며 실제 전기차 차량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 않음에도 허위 광고 등만으로 전기차 테마 열풍에 힘입어 시총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헝다자동차의 주가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했다. 시가총액이 5000억 홍콩달러(약 72조원)에 육박해, 비야디(比亞迪·BYD)에 이어 전체 중국 자동차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주목할 점은 헝다자동차가 아직 전기차를 한대도 출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모기업 헝다그룹이 2018년 초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관련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전기차 산업 체인을 빠르게 완성해나갔지만, 현재까지 전기차를 출시한 적이 없다. 자사 브랜드 헝츠가 14개 모델을 연구·개발한 상태며, 이 중 6개 모델이 지난해 처음 공개된 게 전부다. 헝다자동차는 올해 양산을 시작으로, 연간 생산량을 2025년 전까지 100만대, 2035년까지 500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신화통신은 지난 25일 헝다자동차가 지난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사실상 매출의 대부분이 전기차가 아닌 헬스케어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헝다자동차의 지난해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175% 급등한 154억8700만 위안(약 2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헬스케어의 매출은 152억9900만 위안을 기록한 반면 전기차 사업의 매출은 불과 1억8800만 위안에 달했다. 헝다자동차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2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국 규제 당국이 신에너지자동차에 대한 '거품(버블)' 사태를 경고하며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중국 공업신식화부(공신부)와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품질 감독·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한편 신화통신은 이날 헝다자동차뿐만 아니라 중국 전기차 제조업 리샹자동차(理想汽車·리오토) 등도 겨냥했다. 통신은 리오토의 리샹원(ONE)에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품질 제고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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