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하던 류씨. 그는 하이난성에서 공장을 운영하면 원자재 수입 관세가 면제된다는 얘기를 듣고 하이난성 후커우(호적)를 취득할지를 고민 중이다.
#상하이 명문 푸단대학교를 졸업한 천씨. 그는 원래 상하이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하이난성 인재유치 계획에 따라 지난해 10월 하이난성에 정착했다. 현재 하이커우시 장둥신구 국제투자유치국에서 근무하면서 한달에 1500위안의 주택 보조금을 지원받는 등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다.
중국 최남단 하이난에 돈과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하이난을 '제2의 홍콩'으로 만들겠다는 중국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에 따라 현지 정부가 마련한 각종 지원 혜택이 기업과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 3년간 하이난 후커우 취득자 21만명···657% 급증
중국 국영 CCTV는 지난 20일 "하이난성 하이커우시 공안국에 매일같이 하이난성 후커우를 신청하거나 관련 문의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난성 공안청에 따르면 춘제(중국 설) 연휴가 끝난 2월 18일부터 3월 11일까지 하이난성 후커우(호적)를 취득한 외지인은 8119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65명에서 1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일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봐도 하이난 후커우 신청자 수는 나날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구축 계획이 발표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3년간 하이난성 후커우를 취득해 정착한 인재는 모두 20만8000명으로, 그 이전보다 6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도 몰려오고 있다. 하이난성 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난성에 신규 증가한 사업자 수는 31만200곳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특히 신규 등록된 기업 수가 전년보다 갑절 이상 증가한 14만900곳에 달했다. 프랑스 국영전력회사 EDF,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 선전거래소, 알리바바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하이난성 곳곳에선 각종 공사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2년간 하이난성에서 착공한 사업만 모두 1331개, 총 투자액만 6077억 위안에 달한다. 지난 2년간 누적 투자액이 하이난성 지난해 GDP 5532억 위안도 뛰어넘을 정도다.
◆ "턱없이 부족한 고급인력" 백만인재 유치 액션플랜 가동
오늘날 하이난성의 모습이 1950년대 홍콩, 1980년대 선전에 돈과 사람이 몰렸던 것을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이난성에 돈과 사람이 몰리는 데에는 그만큼 정책적 지원이 배경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중국은 올해 정부업무 보고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을 두 차례나 언급했을 정도로 중요히 여기고 있다.
수입 무관세, 세금 감면, 외자기업 유치 등 국가적인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정부는 특히 인재 유치에 적극적이다. 중국 본토에서 바다 건너 떨어져 있는 하이난성은 지역 인구의 40%가 농업, 나머지는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고급인재나 하이테크 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이난성 정부가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가장 먼저 '100만 인재유치 위한 액션플랜(2018~2025년)'을 가동한 이유다.
여기엔 전문대 이상 졸업자, 중급 이상 기술자는 외지인이라도 누구나 쉽게 하이난성 후커우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우수 해외인재에 최대 5년간 체류할 수 있는 취업비자 부여, 고급인재에 최대 5000위안 월 임대료 지원, 8년 근무시 정부 지원 아파트 지분 100% 소유 가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하이난성은 고급인재를 2020년까지 20만명, 2025년까지 100만명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난 인재발전국 책임자는 CCTV를 통해 "지난 2년간 후커우 취득, 주택 구매, 차량 구매, 자녀 취학, 배우자 취업 등 방면에서 지원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예광량 하이난대 부총장은 "외지인이 많이 유입되면 현지 의료, 교육, 주택 등 방면 공공인프라와 현대 서비스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관련 산업 발전을 견인해 하이난 자유무역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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