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公 "단전·단수" vs 스카이72 "어떻게 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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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3-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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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국제공항公 vs 스카이72

  • 公 4월 1일 골프장 단전·단수 예고

  • 스카이72 집회 中·公 4월 1일부터

  • 입구에 현수막·LED 차량 설치

  • "붕어빵 대접" vs "조속히 해결"

[사진=스카이72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와 주식회사 스카이72(이하 스카이72)의 영종도 골프장 '방 빼'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공항공사가 4월 1일부터 공성전에 돌입한다.

'방 빼' 전쟁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항공사와 스카이72는 실시 협약을 맺었다. 활주로 예정 용지를 빌려서 골프장 등을 짓고 운영했다. 계약 기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였다.

그러나 예정됐던 활주로 확장 사업이 지연됐다. 이에 공항공사는 새로운 사업자를 찾겠다고 공고를 냈다. 스카이72가 입찰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입찰 결과 KMH신라레저가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됐다.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지만, KMH신라레저는 아직 스카이72가 운영 중인 골프장 부지에 한발도 들이지 못했다. 스카이72에서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 지상권과 유익비 약 1500억원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명도 소송으로 이어졌다. 스카이72는 맞소송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은 최근이다. 김경욱 신임 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부터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비워 놓은 상태에서 가능하면 토지 소유주인 공항공사가 관리하면서 국민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8일 공항공사는 스카이72에 "다음 달 1일 이후에도 기존 운영사 스카이72가 골프장 영업 행위를 지속할 경우 전기와 수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더불어 공항공사는 스카이72 인근에 현수막과 LED 차량을 설치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공성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스카이72는 공사와 공항 등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주도한 것은 구성원인 노사협의회, 캐디자치회, 직원 등이다.

최근 스카이72에 소속된 한 캐디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캐디는 개인사업자다. 자신의 회사가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해당 청원에는 "공항공사가 캐디들의 일자리를 없애려고 한다"며 "대책 없는 영업 중단과 공기업의 단전·단수 위협이 공정인가"라고 주장했다.

스카이72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4월에는 예약이 거의 찬 상태다. 공항공사의 통보처럼 다음 달 1일 자로 단전과 단수가 진행된다면 골프장과 고객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 이에 본지는 공항공사와 스카이72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알기 위함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집회 중인 스카이72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항공사는 인천공항 개항 20주년 행사 때문에 서면 질의서로 대체했고, 스카이72는 오션코스 클럽하우스에서 관계자와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양쪽 의견이 갈리는 2002년 실시 협약에 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토지 사용 기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다. 협약 종료 시 토지를 공사에 인도하고, 토지에 설치된 골프장 시설을 무상으로 인계하기로 약정했다. 각 시설물에 이를 보증하기 위한 증여를 원인으로 하는 시기부 가등기(1월 1일자)도 체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공사 관계자는 "스카이72는 협약 종료 후 아무런 근거 없이 토지·건물을 불법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다.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고용불안 등의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카이72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정부나 지자체가 아니다. 엄연한 사인간(私人間)의 임대차 계약이다. 공항공사는 민간투자(BOT)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아닌 걸 알면서도 BOT를 주장하는 부분이다"라며 "실시 협약에는 'BOT 방식'이나 '무상 인계'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공사는 '모집 공고 등에 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든 계약은 계약서가 중요하다. 계약서상에는 이러한 부분이 빠져 있다. 단순히 인계 및 철거라고 돼 있다"고 반박했다.

공항공사가 입찰을 단행한 것은 계약 기간이 끝났기도 했고, 모든 것을 무상으로 인계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스카이72는 인계를 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 사업자(KMH신라레저)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지난해 9월 입찰 공고를 통해 최고가를 제시한 KMH신라레저와 계약을 체결했다. 입찰 및 계약 당시 사업자 교체에 따른 고용 문제 등을 고려해 주요 계약사항으로 '고용 안정 이행확약서'를 징구했다"면서 "KMH신라레저에서는 영업 개시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조건으로 근로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대외적으로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스카이72 담당자는 "KMH신라레저와 대화할 필요는 없다. 임대가 시작되지 않아서, 주장할 권리는 없다. 공항공사와만 대화하면 된다. 연장을 요청했다. 그저, 묵살당했다. 대화의 의지가 없었다. 이후 입찰 공고가 올라왔다. 내 집에서 월세 구하는 입찰에 참여하는 꼴이다.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미디어브리핑 중인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첨예한 대립이다. 이어서 다음 달 1일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날은 공항공사에서 단전·단수, 집회 등을 예고한 날이다. 시민에게 골프장을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이야기한 달이기도 하다.

스카이72 관계자는 "토지 사용 기간은 종료됐다. 명도 소송 중이고, 스카이72는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말대로 점유 중이다. 이 상황에서는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72 관계자는 "최근 단전·단수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 공항 지역이라 물과 전기를 공항공사에서 공급받는다.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법적으로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공기업이 단전·단수하는 것이 가능한 부분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최근 이에 대해서 문의가 많이 온다. 피해가 없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골프를 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항공사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관계자는 지역 주민 개방, 골프장 운영에 대한 대처, 단전·단수에 대한 부분은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현수막, LED 차량과 집회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놨다.

집회에 대해서는 "이용객 피해 예방 등을 위한 캠페인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말했고, 현수막 등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은 공항 구역으로 공사가 관리 운영자다. 따라서 불법 현수막이 아니며, 바람의 영향이 없도록 매시 소재로 변경해 재게시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현수막과 LED 차량의 문구인 '스카이72 종사자의 고용불안으로부터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에 대해서는 "'공사가 앞장서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불법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우선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인터뷰 말미에 "공기업이 불법을 자행할 필요는 없다. 단전·단수는 기본권 침해다. 법적인 분쟁은 법정에서 가리면 된다. 대화의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 공항공사 직원들과도 반갑게 인사한다. 1일 날 오시면 스카이72의 명물인 '붕어빵'을 대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공항공사 서면 질의서 마지막에는 스카이72에 하고 싶은 이야기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에 관한 물음이 있었다. 대답에는 공항공사의 변함없는 의지를 담았다.

"신뢰의 가치를 훼손하며 공공의 재산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협약에서 정한 의무를 조속히 이행하였으면 한다"며 "공공의 재산과 공익적 가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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