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입시비리] ①버티던 부산대 늦장조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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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3-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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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혹 제기 1년 6개월만에 조사

  • 부산대 "정경심 1심 판결 고려"

경남 양산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 입시 비리 의혹 관련해 부산대학교가 늦장 대응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의혹이 제기된 지 무료 1년 6개월 만에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교육부가 부산대에 책임을 떠넘겼다거나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8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부산대는 학내 입시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일련의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그동안 조씨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에 대한 법원 최종판결이 나와야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고 버텨왔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법원 최종 판결 전 부산대가 사실관계를 조사해 조치하는 것은 무죄추정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률 검토도 거쳤다.

결국 부산대는 지난 22일 오후 대학 내 공정성 관리위원회와 전담팀을 꾸렸다. 이후 긴급 대책회의 소집 등을 통해 조사이행 계획 등을 논의했다. 다른 학교 사례에 비추어 조사 기간은 최소 3~4개월, 길면 7~8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유 부총리는 "사안이 엄중한 만큼 부산대가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안다"며 "교육부는 부산대 조사 계획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지원 당시 자기소개서에 동양대 총장에게서 봉사상 표창장을 받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을 이수했다고 썼고, 최종 합격했다. 올해 1월에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하지만 법원은 표창장을 비롯한 이른바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명됐다.

문제는 조씨 입시 비리가 부산대 의전원뿐 아니라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도 엮여 있다는 것이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재학 당시 단국대·공주대학교 인턴 경력을 꾸며 생활기록부에 명시했다는 의혹이다.

유 부총리는 부산대에 조사를 지시하고 며칠 뒤 고려대 입시 비리 의혹 관련해서도 "예외 없이 원칙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자료 제출 요청이 와 답변 요청 공문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려대 의혹은 법률 검토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영외고에 대해서도 "서울특별시교육청 관리·감독 대상이어서 법률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유 부총리는 말했다.

이러한 늦장 조사가 탐탁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30일 부산대를 방문해 조씨 입학 취소 여부를 조속히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기존 입학전형 공정 관리위원회가 조사하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남은 자리 4∼5석은 법률 전문가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1심 재판 결과를 어느 정도 고려할 것"이라며 "조사를 마무리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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