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인 석탄과 휘발유, 천연가스는 탄소에 수소가 결합한 물질이다. 오랜 기간 땅속에 묻혀 있던 화석연료를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대량으로 캐내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연료 속 탄소와 대기 중 산소가 결합한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에 방출되면서 자연의 균형 잡힌 이산화탄소 농도를 훨씬 초과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극지의 고대 얼음 속 기포 분석을 통해 과거 수십만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75~280ppm 정도였음이 밝혀졌다. 이후 미국의 과학자 찰스 데이비드 킬링이 1958년에 하와이 고산지대인 마우나로아에서 측정한 농도는 315ppm이다. 이는 점차 증가해 2008년엔 385ppm으로 올라갔고, 2019년 대기 중 평균 농도는 409.8ppm까지 높아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 오른 가운데, 2100년까지 이 상승 폭을 1.5℃ 이내로 막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재활용을 방해하는 라벨을 뗀 음료 용기의 매출 상승이나 매장 내 리필스테이션 이용 증가 등이다. 환경에 부담을 주는 행위에 대한 잠재적인 부채 의식의 발로라고 할까?
이제는 '힘들더라도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쉽게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아이디어로 승부했으면 한다. 대표적인 모델이 그린카드 사업이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 금융기관, 녹색제품 생산기업과 유통매장이 협력한다. 그린카드로 녹색제품을 사면 구매금액의 5∼20%를 포인트로 보상한다. 지난 10년간 2000만장이 발급돼 소비자 활용도가 높은 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탄소중립에 맞게 저탄소 인증제품 구매, 대중교통 이용, 수소차와 전기차 충전소 이용, 자전거 대여 등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에 추가로 포인트를 지급할 것이다. 나의 실천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할 뿐 아니라 가정경제에도 이득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탄소중립이 부담인 영역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이다. 경제성장을 지상 가치로 살아온 인류의 기존 삶의 철학과 방식을 바꾸는 대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