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방심위는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처럼 밝혔다.
방심위는 지난 1월 29일 4기 위원회 임기가 끝난 뒤 5기 구성이 두 달 넘게 미뤄지며 업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가짜뉴스, 디지털 성범죄 등 시급한 사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조속한 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9일 기준 총 6819건의 방송민원이 접수돼 사무처에서 검토하고 있다. 통신심의는 6만9809건이 누적대기 중이다. 빠른 대응이 필요한 디지털 성범죄 심의는 2032건이 삭제 완료됐음에도 3333건이 대기 중이며, 코로나19 백신 관련 신고는 136건 접수됐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가짜뉴스는 질병관리청,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심의 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포 이후 골든 타임인 24시간 내 삭제‧차단 등 대처가 핵심인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전담인력이 24시간 모니터링하며 사업자 자율규제 업무로 전환하는 등 비상 업무체제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최근 SBS '조선구마사', '펜트하우스2' 등 드라마에 대해 민원이 집중되고 있으나, 심의 전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종료돼 실효성 있는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은 "SBS '조선구마사' 관련 민원 5149건, '펜트하우스2' 관련 민원 533건, tvN '빈센조' 관련 민원 10건이 접수됐다. 5기 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심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폐지 여부와 관계없이 심의한 뒤 방송사에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2032건은 사무처 자율규제로 대응했으나,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정보의 자율규제가 어려워 심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위원 교체시기마다 반복해서 일어나며 3년마다 심의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은 "3년 전에도 4기 위원회가 7개월 이상 늦게 구성돼 출범 첫해 방송심의 제재 건수는 전년대비 170%가 증가한 941건을 처리한 바 있다. 통신심의 시정건수는 전년보다 세 배에 가까운 무려 23만8000여 건이 지각 처리돼 유관 기관의 업무 처리에도 막대한 지장이 빚었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정치권 추천과 대통령 위촉으로 위원을 구성한다. 대통령이 3명, 여당 3명, 야당 3명씩 추천해 9명으로 구성돼 그동안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5기의 경우 대통령 추천 방심위원장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거론되자 야당이 반발해 구성이 미뤄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민 사무총장 명의로 박병석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방위 여야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조속한 위원회 구성을 요청하기도 했다.
위원 위촉 지연으로 인한 심의 공백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방심위 사무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상 임기 관련 규정의 개정을 촉구했다. 임기 만료 후 발생한 업무 공백에 대해 보완 규정이 없는데, 후임자 선임 시까지 전 위원이 심의를 계속해서 수행하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은 제 18조에 '심의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한 차례에 한정하여 연임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구 방송법 제23조는 '임기가 만료된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은 제21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했다.
민 사무총장은 "정치권에서도 조속히 위원 위촉을 서둘러 줄 것과, 앞으로 방통위 설치법상의 임기관련 규정이 보완‧개정되도록 국회와 관계부처에서 노력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