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외교부에 따르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 중국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양 회담의 3대 핵심정책은 대북·대중 견제·한·일 협의 등이다. 시차를 감안하면 거의 동시에 미·중 양측에서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외교·안보 라인의 회동이 이뤄지는 셈이다. 다만 대북 문제를 두고는 각국의 입장에 따라 접근법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에 도착한 서 실장은 북미 뉴욕 채널 등을 점검한 후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릴 메릴랜드주(州) 아나폴리스의 해군사관학교로 이동할 예정이다. 새 대북정책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방미로 대북정책 관련한 한·미 간 조율된 현실적 전략을 마련하고, 한·미 동맹 강화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 한·미·일 협조 관계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회동의 내용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서 실장이 참석하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선 중국 견제를 위한 3국 공조가 위주로 논의되고, 정 장관이 참석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입장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핵 문제를 상대국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과 별개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하는 정부는 양측에 최대한 북한을 설득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의 관건은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을지 여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방한 중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설득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혀 중국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호응한 바 있다. 다만, 중국이 비교적 '약한 고리'로 꼽히는 한국이 미·일과 밀착하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해 '대북 중재자' 카드를 내놓을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구조가 심화될 수록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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