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美 집값 급등세, 기관도 투자 열풍…모기지 사태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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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4-0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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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얼세대 수요 급증, 美 집값 가파른 상승세

  • 수익 노린 기관투자자 투자로 가격 상승 가속화

  • 200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재현 여부 주목

  • 과거와 다른 공급부족 사태, 가격급락 위험 적어

  • 美 30년 모기지 금리, 7주 연속 상승…1일 3.18%

미국 텍사스 주의 단독주택가.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미국 주택 가격 상승세가 과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를 목적으로 주택시장에 뛰어들면서 실거주를 원하는 미국 중산층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을 목적으로 한 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수급불균형 사태가 미국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공용주택보다 넓은 마당 등이 있는 단독주택 시장의 투자 열기가 뜨겁다.

주택 수요를 이끄는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재택근무 등에 쉬운 단독주택 구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밀레니엄 세대의 수요를 노린 기관투자자들이 주택시장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천 달러를 보유한 개인에서부터 수십억 달러를 운용하는 연금 및 사모펀드까지 단독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대형 투자자들이 미국 단독주택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주택가격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월 거래된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1% 오른 30만3900달러(약 3억4000만원)로 매매가 기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지난 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주택가격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1.2%가 올라, 2006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발표한 1월 연간 주택가격도 12%가 뛰어 1991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 번즈'가 집계한 미국 주택가격 추이.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WSJ은 미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한 관계자를 인용해 “제한된 주택공급, 낮은 금리, 입찰경쟁 등이 주택가격을 치솟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미국 주택가격 급등 소식을 전하며 “2020년은 최근 14년 동안 주택시장이 가장 뜨거운 해”라고 전하기도 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 번즈(John Burns)는 “매물로 팔리는 상위 부동산 5채 중 1채엔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 수익을 노린 자본과 집을 사려는 젊은 수요가 겹쳐 집값을 높이고 있다”면서 올해 미국의 주택가격이 1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택 가격이 치솟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재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등장했다.

그러나 미국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급증한 주택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주거용’ 수요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며 과거의 부동산 시장 버블과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한다.

공급이 충분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적으로 웃도는 상황이다. 또 부족한 공급이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과거의 주택 가격 폭락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거란 관측에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모기지 중 70%가 신용점수 최소 760점 이상인 대출자에게 돌아갔다. 이는 전년 대비 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모기지 신청자의 평균 신용등급도 786점으로 2019년 말의 770점에서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모기지 금리 변동 추이. [사진=프레디맥 홈페이지 캡처]


한편 모기지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세가 주택시장 수요에 영향을 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FX엠파이어는 “미국 30년 모기지 금리가 경기 회복론에 영향을 받으며 7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미국 모기지 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30년 모기지 금리는 전주 대비 1bp 오른 3.18%로 상승했다.

프레디맥은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주택 매매 열풍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모기지 금리가 높아지면 모기지론으로 주택을 산 사람이 매월 내야 하는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주택을 사려고 했던 이들이 구매 시기를 미룰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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