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협 "송현동, 110년만에 시민의 품으로...시민공원으로 재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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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4-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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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대한항공, LH통한 매각에 합의...매각 대금 빨리 지급하도록 최대한 협조

[사진=송현동 부지/ 한지연 기자 촬영]


"138년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 용산 미군기지처럼 송현동도 110년만에 담장을 허물수 있게 됐다. 늘 이 담장 안의 세상이 궁금했는데 권한대행의 마침표를 송현동 부지의 시민공원 개방으로 찍을 수 있어서 가슴이 벅차다."

서정협 권한대행은 5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현장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서 권한대행은 이날 광화문 트윈트리타워에서 송현동 부지를 조망한 뒤 부지매입 등 그동안의 사업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송현동 부지로 이동해 현장을 직접 살피고, 문화공원 조성 추진사항을 점검했다.

송현동 문화공원 조성사업은 토지 보상비 약 5000억원을 비롯해 공사비, 용역비 등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 2023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2년 간 연면적 3만 7113㎡에 달하는 송현동 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이다. 이 부지는 옛 주한미군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던 서울 도심 한폭판에 남은 대규모 나대지로 서울광장의 3배에 달한다.

서 권한대행은 "금단의 땅으로 방치된 송현동 부지를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되돌려주기 위한 첫 발을 마침내 내딛었다"면서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의 어려운 기업여건을 고려해 부지 매매계약과 시유지 교환계약이 빠른 시일 내에 체결되고, 매각대금이 조기에 지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와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수십차례에 거친 갈등 조정을 통해 이번 결론에 이르렀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이 땅을 매입해 7성급 한옥호텔로 개발하려 했지만 여론의 반대, 시의 공원조성 계획에 부딪혀 무산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코로나19로 인한 업황부진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지자 결국 시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적정 가격을 놓고 양측이 또 다시 대립했다. 시와 대한항공의 합의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에 따른 것으로 이와 관련, 양측은 지난달 31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라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수하면, 시가 다시 LH와 시유지를 교환한다.

시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와 교환할 시유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연계해 주택공급이 가능한 택지가 대상"이라며 "이달부터 LH와 구체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대금지급 전 대한항공과 협의해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담장을 철거하고 진출입로를 보수해 시민공간으로 임시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LH와 맞교환 대상지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유력하게 보고있다. 신규 주택공급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야 하고, 송현동 땅 매각 대금(5000억원 안팎)과 비슷한 수준의 토지여야 하기 때문이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땅의 가치는 송현동과 비슷하지만 주인이 경찰청 등 복수이고, 임대주택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온전한 시유지이고, 땅의 크기가 송현동과 비슷하지만 감정가가 조 단위인 것으로 알려져 세부 매각 방안과 관련해 LH와 서울시 간에 입장차이가 크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아직 특정한 시유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4개의 감정평가 기관이 송현동 부지와 복수의 시유지를 동시에 감정평가한 뒤 가격이 비슷한 곳들로 후보를 추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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