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바꾼 빅히트... 대형 M&A로 '플랫폼 잠재력' 구체화

美 이타카 홀딩스 인수·국내외 기업들과 연이은 협업

사명변경·지배구조 개편으로 플랫폼 사업 비전 구체화

[제공=하이브]

하이브(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이후 6개월여만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발빠른 합작 및 인수합병을 선보이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종합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해 성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장 당시 제시했던 '성장 스토리'를 예상보다 빨리 실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2.06%) 오른 24만8000원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약세를 보였던 주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5만원선에 머물던 빅히트는 2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상승률만 약 57%에 달한다. 한 때 4조원까지 감소했던 시가총액도 이날 8조8346억원까지 올랐다. 

이날 주가 상승은 지난 주 발표된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견인했다. 지난 2일 하이브는 자회사 빅히트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의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SB프로젝트 등을 산하에 둔 종합 미디어 지주회사다. 인수와 함께 이타카 홀딩스의 주요 임직원들과 소속 아티스트들은 하이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협력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이번 인수 이전에도 국내 경쟁사들과 적극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협업을 선보였다. 지난 1월엔 네이버의 영상 플랫폼인 브이(V)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며 네이버에 자사 플랫폼인 위버스 운영법인의 지분 49%를 넘겼다. 이와 함께 경쟁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YG의 자회사 YG플러스에 약 18%의 지분투자에 나섰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세계 3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UMG)와 합작 레이블을 설립하는 등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협업 사례를 두고 하이브가 지닌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잠재력이 낳은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글로벌 1위인 기업들을 단순히 자금이 있다고 인수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갖지 못했지만 엄청난 미래가 예상되는 '위버스', 즉 온라인 팬 커뮤니티 및 MD 기획, 제작 역량을 공유하기 위해 지분 투자 및 인수와 파트너십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브는 최근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하이브는 사명 변경과 함께 회사 구조를 레이블과 플랫폼, 솔루션의 세 영역으로 구분했다. 이후 회사의 핵심 성장 엔진이었던 기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빅히트 뮤직'을 설립하기로 했다. 상장법인으로 남는 하이브는 각 레이블을 산하에 두고 솔루션과 플랫폼 분야에 투자하는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블 사업 부문에는 빅히트 뮤직과 함께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KOZ엔터테인먼트 등이 계열사 형태로 포함된다. 솔루션 부문인 빅히트쓰리식스티, 빅히트아이피는 하이브의 사업부로 흡수되고, 수퍼브, 빅히트 에듀 등은 자회사로 남는다. 플랫폼 영역은 위버스 운영사인 위버스 컴퍼니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게 된다. 아티스트와 팬덤에 기반한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색깔이 더욱 분명해지는 셈이다.

이같은 성장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의 적절하게 출범한 플랫폼 사업은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며 "초기 선점효과가 지속되는 플랫폼 산업의 특성 상, 위버스 플랫폼은 안정적 캐시카우이자 플랫폼과 연계한 사업들의 밸류체인 내재화로 고마진 확보를 가능하게 할 주요 비즈니스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