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핵심 키워드 '싱가포르 합의'...韓中 "계승해야"...즉답피한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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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4-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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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정부 "싱가포르 합의 중요성 이해"...트럼프 성과 인정

  • "며칠 안에 더 말 할 것 있다"...대북정책 반영 여부 주목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앞줄 가운데)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앞줄 오른쪽),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에서 3자협의를 위해 만나 이동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한·미·일 안보사령탑'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을 위한 최종 조율까지 마무리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북핵문제에서 대화와 압박 모두 방점을 두고 있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싱가포르 회담 계승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미국의 대북정책이 공개되는 가운데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하루 앞두고 "북·미 싱가포르 합의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며 "며칠 안에 그에 대해 더 말할 것이 있다"고 언급해 추가 논의 가능성을 키웠다. 

앞서 북한과 미국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 항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식 대북접근에 비판적인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 시절 이뤄진 북미간 성과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우리 정부도 3국 안보실장 회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승계하고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기조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도 싱가포르 회담이 계승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5일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양국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의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 한·중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부단히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천명했다"며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 성명의 중요하고 긍정적 의미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한반도 문제 처리의 열쇠는 북한이 여러 해 동안 직면한 군사적 압력과 위협을 해결하는 데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이후 3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동맹 조율을 전제로 한 비핵화,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도 싱가포르 합의를 유추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나 ‘북한 비핵화’ 등의 용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협의 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과 북·미 협상의 조속한 재개에 방점을 찍은 반면, 미국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에 중점을 뒀다.

앞서 진행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도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미 싱가포르 합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포괄적으로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2018년 "모호한 약속만 받고 동맹을 약화할 수 있다는 신호까지 보냈다"며 싱가포르 회담을 반대했고,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싱가포르 회담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주기도 했다.

북·미 간 교착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상황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원칙적인 대북정책과 기본 입장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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